[의학칼럼 눈·눈·눈](14)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불편한 노안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아무리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도 그 불편함을 참을 수만은 없기 때문에 노안을 해결하기 위한 많은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br>
아무리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도 그 불편함을 참을 수만은 없기 때문에 노안을 해결하기 위한 많은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원래는 눈이 좋았었는데 요즘 갑자기 침침해졌어요.”

이르면 30대 후반에서 50대까지 위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다. 물론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 다른 질병의 가능성도 있으므로 안구 검진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시력 검사에서 1.0까지 잘 나오고 다른 검사를 해봐도 특별한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는 대표적인 '노안'의 증상이다.

노안은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흐르면서 눈의 조절력이 감소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말한다. 눈 안에는 수정체라는 렌즈 역할을 하는 조직이 있는데 이것이 빛을 망막에 모아주어 우리가 물체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도와준다. 젊을 때는 이 수정체가 부드럽고 유연하여 형태를 쉽게 변화시킬 수 있고, 가까이 있는 물체와 멀리 있는 물체를 모두 또렷하게 볼 수 있지만, 40세 이후에는 수정체가 점점 경직되고 두께를 조절하는 힘 자체도 줄어들어 가까이 보는 작업이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주로 40대 초반에 증상이 나타나고, 특히 근거리 작업을 자주 많이 하는 사람에게 더 빨리 발견된다.

안타깝게도 세월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없듯이 이러한 눈의 노화 과정을 멈추거나 되돌릴 방법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노안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고, 아무리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도 그 불편함을 참을 수만은 없기에 노안을 해결하기 위한 많은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가장 첫 번째로 시도할 수 있는 건 돋보기 또는 다초점 안경이다. 하지만 돋보기를 썼다 벗었다 한다는 것 자체가 불편함을 주고, 다초점 안경의 경우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조금 더 간편한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에 개발된 것이 노안 안약이다. 2021년 10월경 미국 FDA에서 노안에 대해 처음으로 1.25% 필로카핀 점안액이 승인되었다. 이는 수정체 조절을 담당하는 모양체 근육을 수축시켜 약하게 근시를 유발하고, 동공 또한 수축시켜 초점 심도를 깊게 함으로써 노안을 완화시키는 안약이다. 원래 시력이 좋았었고, 조절력이 완전히 소실되지 않은 사람에게 근거리 시력이 개선되는 효과가 좋았다. 하지만 이 약제는 다른 부작용들도 존재한다. 망막 열공이나 박리의 위험성이 있거나 비문증, 광시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고, 두통 또는 눈썹 부위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동공을 줄이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는 시력이 떨어지거나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 그래서 약제의 점안도 저녁에는 피하고 아침, 점심에 하도록 권장한다. 이렇듯 다양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안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 후 사용을 권한다.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안약이 편한 방법이긴 하지만 그만큼 효과가 뛰어나진 않고 노안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보다 일시적으로 근거리 시력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노안을 완전하게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수술 방법이 개발되었으나 현재 가장 효과적인 수술 방법은 조절력이 저하된 수정체를 대체할 수 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흔히 노안 수술이라고 칭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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