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도로명 부여 2022년 말 이미 종료
제주시, 뒤늦게 인지 ‘2028년까지 연장’

한때 제주판 차이나타운으로 불리던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 명칭이 5년 더 유지된다. 이 과정에서 제주시가 명예도로명 기간 종료를 깜빡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24일 제주시에 따르면 누웨마루거리 명예도로명 부여 기한이 2022년 12월 31일자로 종료됐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해 올해 9월에야 후속 논의가 이뤄졌다.

현행 도로명주소법 제10조에 따라 시장은 도로명이 부여된 도로구간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기업 유치 또는 국제교류를 목적으로 명예도로명을 부여할 수 있다.

제주는 민선5기 우근민 도정 시절인 2011년 중국의 보건제품 판매 기업인 바오젠그룹의 제주 단체관광을 계기로 ‘바오젠거리’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도로명 부여 구간은 신제주권 번화가인 제주시 연동 7길 440m 전구간이다. 당시 바오젠그룹의 포상휴가로 중국인 1만여 명이 제주를 찾았다.

이후 바오젠거리는 중국인들의 대표적인 관광코스로 등극했다. 점포마다 중국어 안내문과 메뉴판이 등장하고 점원들도 중국계 사람으로 채워졌다.

제주의 차이나타운이라 불릴 정도로 호황을 누렸지만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과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으로 침체기를 겪었다.

이에 제주시는 2017년 바오젠거리 명칭 변경을 선언했다. 그해 공모로 ‘누웨마루거리’를 선정했다. 누웨는 누에, 모루는 등성이를 이루는 지붕이나 산 따위의 꼭대기를 의미한다.

하늘에서 본 신제주가 누에고치가 꿈틀대는 형상이라는 점에서 착안해 부여된 이름이다. 다만 단어가 어려워 초기에 ‘누에모루’, ‘누에마루’ 등 표기에도 혼선이 빚어졌다.

누웨마루거리 명칭 사용은 지난해 말 종료됐지만 제주시는 이를 제때 인지하지 못했다. 도로명주소법 시행령 제20조에 따라 명예도로명의 사용기한은 5년으로 제한돼 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제주시는 올해 9월 18일에야 명예도로명 연장을 위한 주민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어 10월 19일 제주특별자치도 주소정보위원회 심의를 거쳤다.

제주시 관계자는 “내부적인 착오가 생겨 명예도로 기한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주민의견 수렴과정에서 누웨마루거리 명칭 변경 등에 대한 별다른 의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명예도로명 부여 고시에 따라 누웨마루거리 명칭은 2023년 10월 23일부터 2028년 10월 22일까지 5년간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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