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들여 담아낸 아름다운 습지 “기록하고 알리는 힘”

지역주민들을 포함한 제주도민들이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는 서귀포시 성산읍 내륙습지 모습을 담아낸 사진전을 개최한다. 

지역 청년과 환경 활동가, 도민들로 구성된 ‘2023 성산읍 습지조사팀’은 오는 11월 5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성산읍 내륙습지 기록전’을 개최한다.

첫 번째 전시는 11월 5일부터 19일까지 제주시 간드락 공유북카페(제주시 간월동로 12)에서 진행된다. 오프닝 행사는 5일 오후 2시 열리며, 전시 해설은 화·목 오후 7시, 토·일 오후 4시에 이뤄진다. 

두 번째 전시는 11월 22일부터 28일까지 수산초등학교 도서관(성산읍 수시로9)에서 진행되며, 세 번째 전시는 11월 30일부터 12월 30일까지 한 달여간 책방무사 뒤에(성산읍 수시로10번길3)서 열린다. 

육지와 물을 이어주는 중간 단계 생태계인 ‘습지’는 수많은 동식물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자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제주지역 내륙습지는 방목한 소와 말들이 목을 축이는 생명수를 담아내기도 했다.

제주지역 습지는 중산간 자연습지부터 거주지에 있는 마을습지, 해안 연안습지까지 습지 생태계 축이 형성돼있다. 그러나 개발이 시작되면서 훼손되기 시작했고, 독특한 소(沼)와 기암괴석 등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내륙습지를 조사 중인 2023 성산읍 습지조사팀. 사진=성산읍 습지조사팀.
내륙습지를 조사 중인 2023 성산읍 습지조사팀. 사진=성산읍 습지조사팀.

서귀포시 성산읍의 경우 2012년 기준 43개의 습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 근처에도 수산뱅뒤, 삼달리 등 습지군락이 존재한다.

주최 측은 “2021년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 사유 중 조류 및 서식지 보호, 조류 이동성 조사, 항공기-조류 충돌 위험성 대책으로 인한 조류 서식지 훼손 등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환경부는 조건부 동의로 불을 지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추후 환경영향평가를 준비하며 시민 모니터링단을 모집, 내륙습지를 조사했다. 지역주민들을 포함한 도민들이 모여 습지 현황과 식물, 조류 이동성 등을 사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우리는 다양한 식물이 살고 있는 습지의 중요성을 알리고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습지를 다녀보면 조사가 누락됐거나 새로운 습지가 만들어진 곳도 발견된다. 멸종위기식물을 비롯한 위기식물들의 서식지도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며 “새들은 수산리와 난산리 습지를 생활권으로 옮겨 다니며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기력해지는 마음을 붙잡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수많은 생명이 살아가는 성산읍 습지를 기록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궂은 날씨에도 부지런히 다니며 사진에 남아냈다. 이 노력이 제2공항을 반대하는 발걸음에 힘을 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함께하는 사람들
△혼디자왈 △성산읍 습지조사팀 △마을소식지 곱을락 △수산초아이들 △파타고니아코리아 △챌린저스 △간드락 공유북카페 △책방무사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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