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비 2.07% 증가 ‘일반회계는 –1.01%’
경직성 경비 2500억원 늘어 ‘재정여력 급감’

새해 예산 8조원 시대를 꿈꾸던 제주특별자치도가 정부 세수 결손과 경기 부진에 따른 세입 감소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3일 제주도는 2024년도 예산 규모를 올해보다 2.07% 늘어난 7조2104억원으로 편성해 이날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지난해 본예산 7조638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액이 1465억원에 그쳤다. 2%대에 머무른 예산 증가율은 코로나19 사태 불거진 2021년(0.1%) 제외하면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초 제주도는 지난해 중기지방재정계획을 수립하면서 올해 재정규모를 8조4065억원으로 전망했다. 2027년 10조원 돌파를 점쳤지만 세입 추계가 모두 어긋나게 됐다.

일반회계는 5조8139억원으로 지방교부세 감소 탓에 1년 사이 592억원(1.01%)이 줄었다. 다만 특별회계는 화북상업지역 부지 매각 대금 덕에 2057억원이 늘었다.

세입예산은 일반회계 기준 지방세 1조8738억원, 세외수입 1895억원, 지방교부세 1조8732억원, 국고보조금 등 1조4231억원, 지방채 1360억원, 내부거래 3183억원이다.

지방교부세의 경우 내국세 감소(-10.1%)와 종합부동산세 감소(-28.1%) 영향으로 전년 대비 2328억원(-11.1%)이 줄어든 1조873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국고보조금 등도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로 전년 대비 144억원(-1.0%) 감소한 1조4231억원이다. 국비 총규모는 1조8371억원으로 0.3% 감소했다.

곳간을 채우기 위해 지방채 20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이마저 모자라 통화재정안정화기금에서 1500억원, 지역개발기금에서 640억원을  끌어다 사용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1800억원과 590억원을 통화재정안정화기금에서 전입해 사용했다. 해당 기금은 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을 해야 한다.

지방채의 경우 발행액이 늘고 조기 상환은 없던 일이 되면서 지방채무를 끌어 올리게 됐다. 내년 추정 채무는 1조3499억원이다. 이에 예산대비 채무비율도 14.29%로 오를 전망이다.

세수 감소 여파에 세출 추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더욱이 경직성 경비가 전년 대비 무려 2500억원 이상 증가하면서 재정 여력이 급감했다.

분야별로는 지방채 등 차입금 상환액이 1년 사이 600억원이 늘었다. 버스준공영제와 읍면지역 65세 이상 교통비 등 운수업계 보조금 지원도  400억원이나 증가했다. 

제주도는 세출 예산을 도민복지 강화와 미래지향 투자, 경제활력 제고, 제주가치 구현 등 4대 중점분야를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기능별로 사회복지 분야 비율을 올해 22.09%에서 23.51%로 소폭 인상하기로 했다. 주요사업은 노인일자리 679억원, 저소득 아동급식 134.2억원, 통합돌봄 28.8억원 등이다.

허문정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정부 세수 결손에 대응해 지방채와 기금 등을 활용해 재원을 확보했다”며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필요한 분야에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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