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000억 중 1185억 시중은행 차입
은행 차입 이자 3년새 1.9%→5% 급등

제주도가 늘어나는 지방채에 조기상환마저 중단하면서 채무 잔액이 계속 쌓이고 있다. 금융 이자까지 치솟으면서 향후 채무관리에도 부메랑이 될 전망이다.

6일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도의회에 제출한 2024년도 예산안과 지방채 발행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지방채 발행액은 올해보다 1000억원이 늘어난 2000억원이다.

제주도는 연간 발행액을 1000억원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지만 세수 감소가 발목을 잡았다. 이에 따라 갚아야 할 지방채도 올해 9412억원에서 내년에는 1조1081억원으로 오른다.

가용재원이 줄면서 연간 500억원씩 갚기로 한 조기상환 계획은 없던 일이 됐다. 대신 해마다 쌓여가는 정기상환금을 갚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실제 정기상환액은 2024년 331억원, 2025년 540억원, 2026년 771억원, 2027년 1283억원, 2028년 1432억원으로 매해 오른다. 향후 5년간 총 상환액만 4357억원 상당이다.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다. 제주도는 내년 지방채 중 절반 이상인 1185억5000만원을 시중 은행에서 끌어다 쓰기로 했다. 나머지 814억5000만원은 기금을 활용할 방침이다.

항목별로는 공공자금관리기금 580억원, 지역개발지원금 100억원, 지역상생발전기금 100억원, 주택도시기금 34억5000만원이다. 이중 주택도시기금을 제외한 기금은 거치식 상환이다.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는 공공자금관리기금은 연 이자가 3.813%다. 2020년 1.669%에서 불과 3년 사이 갑절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지역상생발전기금도 1.5%에서 4.0%로 치솟았다.

차입 규모가 가장 큰 시중은행은 추후 금융거래 시점의 이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최소 5%대 이율 적용이 점쳐지고 있다.

제주도는 2021년부터 2022년 3분기까지 일반회계 기준 지방채 이자 상환으로만 215억2100만원을 지급했다. 이중 131억1500만원은 변동금리 적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가 2022년 공공자금관리기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고 시중은행에 손을 내밀면서 이자 부담을 떠안기도 했다.

제주도는 2022년 지방채 중 140억원을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 충당하려고 했지만 실제 확보액은 28억원에 그쳤다. 나머지 112억원은 시중은행에서 차입해 사용했다.

이에 불과 5개월 만에 대출 이자가 1억4809만원으로 불었다. 차입금을 예치하면서 6711만원의 예금이자가 발생했지만 결과적으로 8098만원의 이자 손실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지방채를 기금으로 모두 충당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금융기관 자금을 사용하기로 했다”며 “이율이 오르면서 상환 부담도 덩달아 늘게 됐다”고 설명됐다.

제주도는 지방채 발행에 따른 채무관리를 위해 2025년 이후부터는 재정안정화기금을 활용해 원리금 상환에 나서기로 했다.

지방재정화기금은 전년도 결산기준 일반회계 순세계잉여금의 30% 이상을 적립하는 별도 계정이다. 원희룡 전 도정에서 2018년 감채기금을 폐지하고 통합 지방재정화기금을 만들었다.

제주도는 해마다 500억원 이상을 쌓아두고 있다. 올해 적립 예상액은 640억원이다. 다만 지난해 오영훈 도정에서 1668억원을 일반회계로 전입하면서 잔액이 1317억원으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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