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가 박영균 초청 개인전 ‘잠시 구름 속에 앉아 있는 길’이 11일(토)부터 28일(화)까지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갤러리 포지션 민 제주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제주민예총의 ‘2023 4.3항쟁 75주년 기념 4.3예술 교류전’의 일환이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 시기 미술 활동에 몸담았고, 이후에도 자신만의 시선으로 한국사회를 바라본 박영균의 족적을 한 자리에서 살펴본다.

전시를 기획한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민예총에 따르면, 박영균은 세대의 정체성을 섬세하면서도 서사로 풀어내는 사회적 풍경화를 그려왔다. 사회적 리얼리티 안에서 보이지 않는 사회 관계망을 주제로 한 작품을 통해 현실의 안과 밖의 균형 감각을 찾아가고 인간의 존재 방식을 성찰적 태도로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대표작 ‘86학번 김대리’(1996)는 1980년대에 20대를 보낸 1960년대 출생의 30대, 이른바 386세대의 정체성을 담은 대표적인 작품이다. 1987년과 2002년, 그리고 2008년을 잇는 박영균의 이 연작은 우리가 겪어온 현대사의 장면일 뿐만 아니라 인간 집단이 어떻게 에너지를 결집하고 그것을 구조적 변혁으로 이끌어 왔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2013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분향소·농성장 철거를 다룬 ‘대한문 앞 꽃밭에 관한 리포트’, 그리고 제주4.3과 강정해군기지 문제를 다룬 작품들까지. 작가의 시선은 갈등이 불거진 곳곳에 머물렀다.

박영균,&nbsp; &nbsp;86학번 김대리,&nbsp; &nbsp;캔버스에 아크릴채색,&nbsp; &nbsp;162×130cm,&nbsp; &nbsp;1996 / 이하 사진=제주민예총<br>
박영균,   86학번 김대리,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162×130cm,   1996 / 이하 사진=제주민예총
박영균,&nbsp; &nbsp;대한문 앞 꽃밭에 관한 리포트,&nbsp; &nbsp;Acrylic on canvas,&nbsp; &nbsp;145×820cm,&nbsp; &nbsp;2014~2018<br>
박영균,   대한문 앞 꽃밭에 관한 리포트,   Acrylic on canvas,   145×820cm,   2014~2018
박영균,&nbsp; &nbsp;그 총알들 어디로 갔을까,&nbsp; &nbsp;130×325㎝,&nbsp; &nbsp;캔버스에 아크릴릭,&nbsp; &nbsp;2015<br>
박영균,   그 총알들 어디로 갔을까,   130×325㎝,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5

제주민예총은 “한 때 가장 빛났던 거리와 광장의 기억은 이제 현실적이지 않다. 젊음의 기억과 열정은 40여년이 되면서 풍화되고 퇴색했지만, 그랬기에 그의 기억화이면서 기록화이고 그러기에 역사화이기도 한 일상과 서사가 이뤄진 그의 작품들은 동시대를 살았던 관객의 눈길을 잡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박영균( parkyounggyun.com )은 1966년 전남 함평 출생이다. 1989년 경희대학교와 동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같은 해 모교에서 벽화 ‘청년’을 제작하고, 1년 뒤 ‘민미련’에 참여하며 현장 미술 활동에 매진하다 1991년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다. 

1997년 첫 개인전을 계기로 ‘김대리’라는 인물을 통해 386세대의 아픔과 내면의 갈등을 나타냈다. 한국사회를 견인해온 광장의 정치를 주목하고 작품 ‘노랑 건물이 보이는 풍경’ 등 한국현대사에서 광장의 에너지를 보여준다.

단체전 ‘민중미술 15년’(1994), 광주시립미술관 ‘2007 빛’, 경기도미술관 ‘정치와 미술’(2012), 4대강의 파괴를 표현한 ‘폐허 프로젝트’, 4.3 70주년 기념 특별전 ‘제주 4.3 이젠 우리의 역사’(2017) 등에 참여해왔다. 개인전도 15회 열었으며, 지금도 적극적으로 작품 활동 중이다. 현재 경희대학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11일(토) 오후 4시 작가와의 대화를 개최한다.

포지션 민 제주
관덕로 6길 17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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