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8일 제주혼디누림터에서 열린 제주가치 통합돌봄 비전 선포식.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지난 10월 18일 제주혼디누림터에서 열린 제주가치 통합돌봄 비전 선포식.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매년 3월 20일은 국제연합(UN)이 정한 ‘행복의 날’이다. 해마다 이날 전 세계 150여 개 국가의 세계행복보고서가 발표되는데, 2023년 우리나라는 57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행복도를 측정하는 지표 가운데 경제적 안정과 높은 건강수준에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 사회적지지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사회적 지지와 관련된 질문은 바로 ‘내가 어려울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가’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전 도민들에게 특별한 약속을 하였다. 도민들이 갑작스럽게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가족과 이웃이 아닌 제주도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도민들의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선택이다.

2023년 10월 제주도 민선 8기 오영훈 도지사 10대 공약사업으로 ‘제주가치 통합돌봄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비전 선포식에서 오영훈 지사는 “도민 모두가 인간다운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돌봄이 체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며 “제주가치 돌봄정책을 통해 단 한 분의 도민도 놓치지 않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많은 분들이 제주가치 돌봄서비스를 이용하면 복지가 더 튼튼해지고 더 건강해지며 의료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제주도 재정 여건이 더욱 튼튼해지고 이를 새로운 복지서비스로 확대시킬 수 있다”며 도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독려하였다. 이제까지 나와 나의 가족에게 돌봄이 필요할 때 돌봄 부담은 당연히 가족의 몫이었다. 그러나 제주도는 1인 가구의 비율이 33%를 넘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맞벌이 가구의 비중은 전국에서 최고 수준이다. 사회적 돌봄 체계의 확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이다.

‘제주가치 통합돌봄’은 돌봄이 필요한 도민 누구나 긴급 상황에서 일상까지 돌봄이 필요할 때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맞춤형 돌봄서비스로 기획되었다. 사업의 의미는 ‘가치 있는 돌봄을 제주가 같이 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일단 올해 10월부터 3대 서비스(가사, 식사, 긴급 돌봄)가 시범적으로 운영되며 2025년부터 주거개선, 일시보호, 건강의료 등 서비스가 더 추가될 예정이다. 지원대상은 혼자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운, 돌봐줄 가족이 없는, 기존 제도상의 돌봄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도민이다.

지난 한 달 동안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훈훈한 미담이 여기저기에서 전해지고 있다. A씨(남·79)와 B씨(여·73) 부부의 사례이다. A씨는 지난 6월경 낙상사고 때문에 갈비뼈가 부러지면서 부축 없이는 일어날 수 없었고 아내 B씨도 최근 낙상사고로 발가락과 꼬리뼈가 골절되면서 거동이 불편해졌다. 동거 중인 자녀는 척추장애인이고 낮에는 일을 해야 하기에 이들 부부는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가 없었다. 장기요양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지만 등급 판정을 받으려면 일정한 시간이 걸리기에 돌봄 공백이 발생했다. 결국에는 읍면동 담당자와 전화상담 후 가사 지원과 식사 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장기요양 등급이 나오기 전까지 어떻게 지내야 하나 걱정이 많았다”며 “제주가치 통합돌봄으로 신청하니 빠르게 방문해 식사도 배달해주고 케어도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정득. ⓒ제주의소리
김정득. ⓒ제주의소리

도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서비스이다 보니 ‘제주가치 통합돌봄서비스’에 더 큰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큰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그 어느 정책보다 더욱 치밀하게 기획하고 준비했다 하더라도 약간의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를 바로잡는 적절한 타이밍과 개선책 마련이다. 우리 도민들께는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에게 잘 걸을 수 있기까지 격려하며 기다려주는 아량을 부탁드려본다. / 제주연구원 제주사회복지연구센터장 김정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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