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눈·눈·눈](15) 노안 교정 인공수정체 삽입술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노안 교정 인공수정체를 사용한 환자들은 안경, 특히 돋보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갖지만, 일부에서 원거리 시력 저하나 빛 번짐 등의 불편한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 사진출처=픽셀즈
노안 교정 인공수정체를 사용한 환자들은 안경, 특히 돋보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갖지만, 일부에서 원거리 시력 저하나 빛 번짐 등의 불편한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 사진출처=픽셀즈

노안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조절력을 상실하게 되는 질병이다. 주로 40세 전후에 시작되어 점차 증상이 악화되고 50대 이후에는 거의 대부분 노안이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노안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대략 11억 명의 인구가 노안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추산된 바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불편함을 겪게 되는 노안에 대해 그동안 다양한 수술적 치료가 개발되어 왔으며, 현재 가장 효과적으로 노안을 개선하는 방법은 흔히 ‘노안 수술’이라고 칭하는 노안 교정 인공수정체 삽입술이다.

이 수술은 기존의 조절력을 잃어버린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것으로 주로 백내장이 있는 환자들에게 시행된다. 전통적으로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는 백내장 수술은 조절력을 완전하게 상실시키기 때문에 노안을 만드는 수술이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20여 년 전 미국에서 처음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개발됐고, 이후 다양한 환자의 기대와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렌즈가 현재도 꾸준히 발전 중이다.

노안을 교정할 수 있는 인공수정체는 그 광학적 원리에 따라 크게 다초점(multifocal) 인공수정체, 연속초점(extended depth of focus) 인공수정체, 조절성(accommodative) 인공수정체로 나뉜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여러 광학적 원리를 통해 두 개 이상의 초점을 갖는 렌즈로 원거리와 근거리를 잘 볼 수 있게 해주며, 최근에는 중간 거리까지 잘 볼 수 있도록 하는 삼중초점, 사중초점 렌즈도 개발되었다. 이 종류의 인공수정체는 특히 근거리 시력 개선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지만, 빛을 분할하는 특성 때문에 에너지 소실을 유발하여 임상적으로 선명도가 감소하거나 어두운 곳에서 빛 번짐 등이 있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연속초점 인공수정체는 초점 심도를 향상시켜서 초점이 맺히는 거리를 늘린 렌즈로서 원거리 시야를 희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다초점 인공수정체보다 에너지 소실이 적기 때문에 더 나은 대비 감도와 시력의 질을 가질 수 있지만, 근거리 시력 개선은 조금 미흡하다.

실제 젊은 사람의 눈처럼 조절할 수 있는 조절성 인공수정체는 현재 개발 중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 시력이 일정치 않고 여러 단점이 있어서 임상적으로 사용하지는 않고 있다.

또 환자마다 눈의 상태가 다르고 그 기대치와 조건이 다르므로 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서 적절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상술한 수술 방법은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백내장이 있는 경우에 더욱 적극적으로 고려되며, 아직 백내장이 생기지 않은 40~50대 환자들은 노안 교정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받기에는 이른 면이 있다. 이에 원래 가지고 있던 수정체를 제거하지 않고 홍채와 수정체 사이에 노안 교정 렌즈를 삽입하는 것 또한 개발되어 현재 미국에서는 시행 중이며, 조만간 우리나라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노안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벌써 이렇게 나이가 많이 들었나?’ 하며 허탈해하시는 환자분들이 많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듯 노안이라는 노화 과정은 피할 수 없는 인생의 한 부분이지만, 이를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고 있고 실제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안을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마음이며, 노안으로 인해 눈이 조금 흐릿해지더라도, 나이가 들며 얻는 소중한 경험들이 앞으로의 인생을 더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을 감사히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삶이 더욱 즐거워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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