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92) cognition, metacognition

cognition [kɔgníʃən] n. 인지, metacognition [mètǝkɔgníʃən] n. 상위인지 
아는 거 우의 앎?
(앎 위의 앎?)

우리가 아는 지식이 얼마나 많은가가 아니라, 그 지식이 얼마나 진짜 지식인가를 돌아다보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 사진=픽사베이
우리가 아는 지식이 얼마나 많은가가 아니라, 그 지식이 얼마나 진짜 지식인가를 돌아다보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 사진=픽사베이

cognition에서의 cogn/gno/kno는 “알다(=know)”를 뜻한다. 이 cogn/gno/kno라는 어근에서 나온 낱말로는 knowledge “지식”, recognize “알아보다”, ignore “무시하다”, diagnose “진단하다” 등이 있다. 그리고 1970년대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이 창안한 용어인 metacognition은 meta- “너머(=beyond)”와 cognition의 결합으로 ‘앎 너머의 앎’, ‘앎 위의 앎’으로서의 “상위인지(上位認知)”를 뜻한다.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그것이 곧 앎이다.
-공자의 ‘논어’ 중에서

인지심리학자(cognitive psychologist)들은 지식이라고 다 같은 지식이 아니라고(knowledge is not the same knowledge) 한다. 이를테면, 알고 있다는 느낌은 있는데 설명할 수는 없는 지식이 있고, 알고 있다는 느낌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설명까지 할 수 있는 지식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후자의 지식만이 진짜 지식(true knowledge)이며, 내가 쓸 수 있는 지식(usable knowledge)이라고 본다. 전자의 지식은 실제로는 모르는 것인데, 자주 경험해서 친숙하기 때문에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지식(ill-informed knowledge)이란 것이다. 

사실 우리는 실생활(real life)에서 자주 이런 경험을 한다. 냉장고, 세탁기, 양변기 등 우리 주위에 날려 있는 친숙한(familiar) 물건이나 장치들에 대해서 잘 아느냐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거의가 안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그 작동원리(operational principle)를 설명해 보라고 되물으면 대부분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put a troubled look on one's face).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시험준비를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 학생이 시험지를 받아보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공부를 많이 했지만 제대로 이해하는 공부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따라서 상위인지능력이 높을수록 자신의 능력(ability)과 한계(limitation)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라 시간과 노력을 적절하게 투자하게 되므로 그만큼 효율성(efficacy)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상위인지능력은 사람의 무지함(ignorance)을 일깨울 때도 사용될 수 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not even knowing that you don't know)’은 훨씬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유불급(too much is as bad as too little)이라고, 상위인지를 ‘지식 그 자체’와 같은 뜻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상위인지는 어디까지나 ‘올바르게 인식했는지를 재확인하는 과정(the process of reaffirming that you have recognized it correctly)’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어떤 지식에 대해서는 몰라도 된다고 판단했고 그 근거가 충분하다면 이 역시 상위인지라고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던진 “너 자신을 알라(Know yourself)”라는 말도 상위인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지식이 얼마나 많은가가 아니라, 그 지식이 얼마나 진짜 지식인가를 돌아다보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 시절부터, 여기저기 떠도는 가짜뉴스(fake news)나 가짜 논증(fake argumentation)에 현혹되지 않고 진짜 지식을 쌓을 수 있어야만 자신의 역량(competence)을 제대로 개발할 수 있다고 역설했던 것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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