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실 월정사~KCTV 2.2km 4차선 확장
내년 착공 추진 가로수 이설 계획 검토

과거 구실잣밤나무 이설과 왕벚나무 벌채로 곤욕을 치렀던 제주시가 이번에는 정실마을 도로 확장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15일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시 오라2동 월정사에서 연동 KCTV 앞 사거리로 이어지는 아연로 도로확장사업을 두고 막바지 검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시는 앞선 2020년 6월 도시계획시설(도로) 사업 실시계획 작성을 고시하면서 아연로(KCTV남측)(중로1-1-48)구간과 아연로(정실마을)(중로1-1-9) 도로확장사업을 포함 시켰다.

장기미집행 도로 편입을 위해 2021년 5월 토지 수용재결 절차를 거치고 본격적인 토지보상 작업에 돌입했다. 올해 편성된 보상비만 45억원 상당이다.

제주시는 KCTV에서 민오름 서측 연동 경계지까지 600m 구간과 월정사에서 오라2동 경계지까지 1.6km 구간을 분리해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공사비는 KCTV 구간 108억원과 월정사 구간 186억원을 더해 총 294억원에 이른다. 전체 연장은 2.2km, 도로 폭은 20m, 왕복 4차선으로 계획됐다.

제주시는 내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로수 문제가 조율되지 않았다. 해당 구간에는 구실잣밤나무와 왕벚나무 약 300그루가 자리 잡고 있다.

월정사 앞 구실잣밤나무의 경우 수령 60년 이상, 높이 15m의 고목이 즐비하다. 사방으로 뻗은 가지가 숲 터널을 만들어 사시사철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KCTV 남쪽 구간에는 도로 양쪽으로 100여 그루가 넘는 왕벚나무가 심어져 있다. 봄마다 벚꽃이 만개한 모습이 장관을 이루지만 도로 공사와 함께 이식 위기에 내몰렸다.

제주시는 지난해 신광교차로~도두 간 도로구조 개선 사업을 하면서 제성마을 주민들이 심은 40년생 왕벚나무를 벌채했다. 이에 주민들이 강력 항의하며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2017년에는 버스 우선차로제 도입을 위한 도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제주시 아라1동 현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앞 구실잣밤나무를 무더기로 제거했다.

당시 논란이 불거지자 이중 일부를 제주시 함덕버스회차지에 이식했지만 대부분 고사 위기에 처했다. 현재도 가지가 대부분 잘려나가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구실잣밤나무 등 300그루에 이르는 수목을 어떻게 처리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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