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명에 이르는 관광객의 방문에도 매해 적자난에 시달리고 있는 제주 공영관광지의 입장료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가 운영중인 공영관광지는 박물관 5곳, 미술관 5곳, 자연관광지 10곳, 역사문화관광지 5곳, 시설관광지 3곳 등 총 28곳이다.

이중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은 자연관광지로 2022년 기준 한해 방문객의 수만 무려 630만7305명에 일으렀다. 전체 공영관광지의 방문객 수는 768만5207명이다.

문제는 세출액에 비해 세입액이 크게 뒤쳐진다는데 있다. 2022년 기준 제주 공영관광지의 총 세출액은 277억원으로, 인건비 51%, 운영비 42%, 행사성 비용 7%로 구성돼 있다.

총 세입액은 134억원에 그쳤다. 입장료가 93%, 기타 수익이 7%에 물과했다. 세출액 대비 이익률은 -52%로 143억원의 적자가 기록됐다.

공영관광지의 적자 문제는 전국 평균보다 세입액이 낮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제주연구원 제주공공투자관리센터가 실시한 '공영관광지 효율화 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제주의 공영관광지는 전국 타 지자체에 비해 입장료 할인정책이 강하게 시행되고 있다.

제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로 다른 지역보다 관광콘텐츠의 품질이 높지만, 다른 지자체의 평균 입장료보다 매우 낮게 책정돼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공영관광지 총 이용객 중 도민의 비율은 9%, 비 도민의 비율은 91%로 공영관광지 시설 입장료 할인정책의 주 수혜자는 비 도민이었다. 

제주연구원은 제주도가 전국 평균 수준의 입장료로 운영하고, 전국 평균 수준으로 지출했다면 매년 67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입장료가 증가하더라도 관광수요의 감소 정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도의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됐다. 행정자치위원회 한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을)은 지난 17일 2024년 제주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관광지 입장료가 너무 낮다보니 적자도 심해지고, 인건비도 내려가면서 전국 최하위의 급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낮은 입장료를 평균 수준이라도 맞추면서 적자를 벗어나고, 각 관광지에 근무하는 도민들의 급여 수준도 올리면서 복지혜택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답변에 나선 허문정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좋은 의견"이라고 맞장구치며 "이와 관련해 용역이 나오자마자 관계부서에서 회의가 있었다. 요금을 올리려면 그냥 놀리는 것은 어렵고, 여러가지 콘텐츠를 보강하면서 올려야 반발이 없을 것이라 보고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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