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문광위 “내년 문화예술 16.30%p 감소, 문예재단 사업비 대거 삭감” 

22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이승아)는 2024년도 문화체육교육국 소관 예산안 통합심사에서 문화예술 정책 예산 문제를 꼬집었다. / 사진=제주도의회

제주도가 2024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문화예술 예산을 대책 없이 삭감했다는 지적이다. 오영훈 도정 출범부터 제기된 ‘문화예술 홀대론’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제주도의회에서 나왔다.

22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이승아)는 2024년도 문화체육교육국 소관 예산안 통합심사에서 문화예술 분야 예산, 제주문화예술재단 사업비 가리지 않고 대거 삭감됐다면서 도정 차원의 의지를 추궁했다. 

양경호 의원(노형동갑)은 “내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면 문화예술 분야는 전년(2023년) 대비 16.30%p(-217억원) 감액 편성됐다”면서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문화예술 예산은 1211억원으로 당시 도 전체예산이 5조원이었다. 비율로 보면 2.29%다. 그런데 내년도 문화예술 예산은 1118억원인데, 도 전체예산은 7조원을 넘겼다. 비율은 1.55%”라고 수치를 들었다.

그러면서 “도정질문 당시 오영훈 지사는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2019년 수준까지 점차 올리겠다고 답변했는데,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민선 8기 도정은 문화예술 분야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질타했다.

양영식 의원(연동갑)은 “문화정책과가 요구한 예산 대비 실제 배정률을 살펴보면 64.27%에 불과하다. 그런데 민선 8기 공약 사업을 보면 배정률이 92.6%에 달한다”면서 “문화관광체육까지 묶으면 예산 비율은 4.55%인데, 문화예술만 끄집어내면 1.55%에 불과하다. 민선 7기 원희룡 도정보다 훨씬 떨어지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양영식 의원은 “이렇게 문화정책과 예산이 줄어들면 부서가 ‘문화정책’이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냐”면서 “중기지방재정계획에도 문화예술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2025년 5.1%, 2026년 4.5%, 2027년 4.2%, 2028년 3.8%로 계속 줄어든다. 문화예술에 대한 오영훈 지사의 무관심, 부서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인해 제주 문화예술 생태계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민구 의원(삼도1.2동)은 “제주도가 문화예술인들에게 지원해주는 민간 보조금이 많다고 생각하냐”고 오성율 문화체육교육국장에게 따져 물었다.

오성률 국장이 “전국 평균에 비하면 좀 많은 편”이라고 답변하자, 정 의원은 “제주도가 다른 지자체와 통계를 비교하면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오류가 있다. 제주도는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없다. 행정시도 모두 제주도 통계로 잡힌다. 그래서 제주도 통계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 다른 지자체와 제주도를 통계로 비교하면 안된다”면서 “문화체육교육국장이라면 문화예술을 위한 변호, 예산 확보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재단) 내년 예산안도 도마에 올랐다. 재단의 내년 사업 운영비는 올해에 비해 33%p 줄어들었다. 일하는 비용이 대폭 삭감되면서 사실상 정상적인 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양영식 의원은 “평가를 통해 기관 사업 예산을 어느정도 감액할 수는 있다고 본다. 감액률이 10%p, 20%p 정도면 사업을 끌고는 갈 수 있다. 그런데 40%p, 50%p면 과연 재단이 사업을 계속 끌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재단이 추진한 청년작가지원사업은 51%p, 제주 공공미술 체계화 사업은 73%p가 삭감됐다. 사업을 어떻게 지속하나”라고 성토했다.

김수열 재단 이사장은 “사업 예산이 50% 이상 삭감되면 현실적으로 끌고 가기 어렵다. 그 안에서 어떻게든 효율적으로 조정하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다 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승아 위원장(오라동)은 “2022년 기준 재단의 위탁 공간 인력 현황을 보면, 예술공간 이아, 산지천 갤러리, 예술곶 산양, 가파도 레지던스까지 현원이 25명이다. 그런데 이 중에 퇴사자가 11명이다. 정규직은 8명밖에 안된다. 이게 정상적으로 운영이 된다고 할 수 있겠냐”면서 “여기에 우도, 저지리, 가파도까지 늘어난다”고 문제 삼았다.

이승아 위원장은 “이런 상황인데 과연 재단의 평가 등급이 상승할까? 최소한 평가를 잘 받을 수 있는 여건을 제주도가 마련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제주도의 대책 없는 예산 삭감을 문제 삼았다. 

최성두 문화정책과장이 “예산을 통과시켜준다면 인력 문제, 직원 처우 같은 부분을 해결하겠다”고 답변하자, 이승아 위원장은 “처우 개선도 예산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예산 확보도 안됐는데 처우 개선대책을 마련할 수 있냐”며 제주도의 무성의한 태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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