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필수의료 개선을 위해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필수의료과 기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제주의소리]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대학교병원과 제주한라병원은 지난 6일 오후 마감된 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전공의) 1년차 모집 결과 주요 과목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전공의란 전문의가 되기 위해 대학병원 등에서 인턴 1년과 각 진료과에서 레지던트 3~4년의 수련 과정을 밟는 의사다.

모집 결과 제주대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2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1명에 그쳤다. 내과도 정원 6명 중 지원자는 3명에 불과했다.

산부인과의 경우 전공의 파견 수련 모자병원 협약을 맺은 서울대병원에서조차 정원 12명에 지원자 13명으로 간신히 충원율 100%를 넘기면서 전공의 파견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제주대병원의 산부인과 전공의 정원은 2명이다.

산부인과와 함께 필수 의료 과목에 포함되는 외과도 전공의를 채울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모자병원인 삼성서울병원은 외과 전공의 정원 10명에 14명이 지원했다. 제주대병원의 외과 전공의 정원은 1명이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이자 제주권역외상센터인 제주한라병원의 경우 응급의학과와 외과와 전공의 모집에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으면서 비상에 걸렸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응급의료법에 따른 최상위 의료기관으로, 중증 응급환자 진료와 대형 재난·재해 대응을 위한 거점 병원 역할을 수행한다. 권역외상센터에서는 일반 응급실에서의 처치 범위를 넘어서는 중증외상환자의 병원 도착 즉시 응급수술을 실시할 수 있는 시설, 장비, 인력을 갖춰야 한다.

필수의료과 기피는 비단 지방만의 위기는 아니다. 서울 ‘빅5(서울대·서울 아산·연세 세브란스·삼성 서울·서울성모병원)’라 불리는 상급종합병원들도 필수의료과 미달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을 제외하면 정원을 채운 곳이 없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정원 10명에 12명, 서울성모병원은 정원 4명에 4명이 지원했다. 이에 반해 서울대학교 병원은 정원 17명에 15명, 삼성서울병원은 정원 9명에 7명이 원서를 넣었다. 세브란스 병원은 정원 10명에 지원자가 아예 없어 충격이 크다.

산부인과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아산병원은 정원 9명에 4명, 서울성모병원은 정원 14명에 7명이 지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산부인과도 정원 10명에 지원자가 0명이었다.

지역뿐 아니라 수도권에서조차 전공의 모집에 난항을 겪으면서 필수의료과 인력난이 심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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