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건입동-삼도2동, 2023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제주 곳곳 덥힌 연탄만 2012년 이후 약 15만장 넘어

 

연탄과 함께 추운 겨울을 버텨야 하는 우리 곁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가 16일 오전 9시 10분 제주시 삼도2동과 건입동 일대에서 열렸다. 이날 봉사에는 롯데면세점제주 봉사단과 [제주의소리] 임직원들이 손을 맞잡고 구슬땀을 흘렸다. ⓒ제주의소리
연탄과 함께 추운 겨울을 버텨야 하는 우리 곁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가 16일 오전 9시 10분 제주시 삼도2동과 건입동 일대에서 열렸다. 이날 봉사에는 롯데면세점제주 봉사단과 [제주의소리] 임직원들이 손을 맞잡고 구슬땀을 흘렸다. ⓒ제주의소리

세상 어두운 낯빛으로 있다가도 누구보다 붉게, 그리고 오랫동안 타오르며 자신이 가진 온기를 아낌없이 내어주는 연탄과 그만큼 뜨거운 사람의 온정이 제주 곳곳에 전해졌다.

연탄과 함께 추운 겨울을 버텨야 하는 우리 곁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가 16일 오전 9시 10분 제주시 삼도2동과 건입동 일대에서 열렸다. 

사단법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본부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한 ‘사랑의 연탄 나눔’은 연탄으로 겨울 난방을 해결해야 하는 제주지역 저소득층을 위한 기부와 나눔 프로젝트다. 이번 행사는 제주시와 롯데면세점제주가 후원했다.

무겁고 시커먼 연탄을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곳이 아직 남아있을까 싶지만, 여전히 연탄은 한겨울 추위를 버텨야만 하는 이웃들에게 고마운 존재로 스스로를 태우고 있다.

연탄을 주 난방 수단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웃들은 여유롭지 못한 형편에 연탄 가격과 운송비가 늘어나면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연탄 가격 안정화를 위해 제주시가 운송비 지원사업으로 1억 8000만원도 투입하고도 있다.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이날 나눔 행렬은 연탄을 사용하는 저소득 두 가구에 각각 연탄 400장과 쌀 20kg 등 생필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봉사단이 연탄을 직접 배달하지 못한 아홉 가구에도 마찬가지 연탄과 쌀 등이 배송된다.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 어제와는 다른 옷차림으로 삼삼오오 모여든 봉사단은 몸을 움츠려 있다가도 앞치마 끈을 허리에 동여매고 팔토시와 장갑으로 무장한 뒤 일이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열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봉사에 앞서 열린 발대식에서 임지호 롯데면세점제주 부지점장은 “롯데면세점제주가 벌써 10년째 가족처럼 봉사를 함께해오고 있다”며 “궂은 날씨에도 참여한 봉사단 여러분께 감사하다.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어 김성진 제주의소리 공동대표는 “어김없이 올해도 반가운 얼굴들을 마주하게 돼 보기가 좋다. 롯데면세점제주 식구들을 보며 기업의 ESG경영을 몸소 실천하는 분들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추워지면서 일하기에는 제격인 날씨, 모처럼 구슬땀을 흘려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봉사에는 롯데면세점제주 봉사단과 제주의소리 임직원 등 30여 명이 참여, 손에서 손으로 하나하나 연탄을 건네는 행렬을 이루며 창고에 차곡차곡 쌓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부모님과 함께 봉사에 참여한 어린 자녀들의 ‘고사리손’은 봉사단에 아주 큰 힘이 됐다.

우박이 내렸다가 빗방울이 떨어지는 오락가락한 궂은 날씨에도 봉사단은 아랑곳하지 않고 첫 번째 장소인 건입동에 도착한 뒤 곧바로 연탄을 옮기는 일에만 집중했다.

찬 바람을 맞아 서서히 붉어지는 봉사자들의 얼굴은 마치 자신을 온전히 태워 열기를 전하는 연탄과도 많이 닮아 있었다. 온정 넘치는 이들의 손길은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까지 포근하게 덥혔다.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인사하러 온 아이들을 본 어르신은 고이 보관해 둔 '할머니 용돈'을 건넸다. 손주 같은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에 어르신은 연신 고맙다며 건강하게 자라라는 덕담도 덧붙였다. ⓒ제주의소리
인사하러 온 아이들을 본 어르신은 고이 보관해 둔 '할머니 용돈'을 건넸다. 손주 같은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에 어르신은 연신 고맙다며 건강하게 자라라는 덕담도 덧붙였다. ⓒ제주의소리

이날 연탄을 받은 박춘화(가명) 어르신은 하루 연탄 3장으로 버티고 있는데 이렇게 연탄을 전해준 덕분에 아주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내년 봄까지는 거뜬히 쑬 수 있는 양이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박 어르신은 “연탄을 이렇게 주니까 살지 아니면 어떻게 추운데 버티나 싶다. (봉사자들이) 따뜻하게 일했으면 좋겠는데 이 추운 날 너무 고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밖에 나와계신 어르신에게 봉사자들이 추우니 집에 들어가시라 권유해도 어르신은 계속해서 감사 인사를 건넸다. 

또 봉사를 마친 아이들이 쪼르르 어르신을 찾아가 인사를 건네자 어르신은 기특하다며 함박웃음을 지은 뒤 용돈이라며 장판 아래 고이 넣어둔 만원과 오천원을 꺼냈다.

받지 않겠다고 한사코 사양하는 아이들에게 어르신은 마음도 참 이쁘다며 “꼭 맛있는 거 사 먹고 건강해야 한다”고 덕담을 건넨 뒤 팔 아프다는 농담과 함께 소중한 용돈을 아이들 손에 꼭 쥐여줬다.

부모님을 따라 봉사하러 왔다는 윤채원·고채은(11, 신광초) 어린이는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한목소리로 “기분이 좋고 마음이 좋아졌어요!”라고 외쳤다. 앞으로도 봉사를 많이 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힌 아이들의 얼굴에는 연탄 때가 묻었지만, 마음은 티끌 한 점 없이 맑았다.

어르신에게 쌀 20kg까지 전달하며 임무를 마친 봉사단은 두 번째 장소인 삼도2동으로 이동해 또다시 손에서 손으로 이어지는 온정을 창고 한가득 쌓았다.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부모님과 함께 봉사에 참여한 어린 자녀들의 ‘고사리손’은 봉사단에 아주 큰 힘이 됐다.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부모님과 함께 봉사에 참여한 어린 자녀들의 ‘고사리손’은 봉사단에 아주 큰 힘이 됐다.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봉사를 위해 서귀포시 법환에서 왔다는 롯데면세점제주 김동진(37) 씨는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해 봉사하러 왔다. 3년 넘게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자라면서 봉사 정신을 배웠으면 해서 자는데 데리고 왔다”고 웃었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 김서현(7, 법환초) 어린이는 이런 아버지의 마음을 안다는 듯 연탄을 옮기는 데 온 힘을 다했다. 무게 3.65kg짜리 연탄이 행여나 깨질까 조심스럽게 품에 안아 다음 사람에게 전달했다. 막내 김서준(4) 어린이도 옆에서 응원하며 손을 거들었다.

김 씨는 “혼자만 와서 봉사해도 좋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봉사하면서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배우길 바랐다”며 “나중에 사회에 도움이 되는 그런 인물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어머니를 따라 봉사에 참여하러 왔다는 양문혁(17, 성산고) 학생은 “연탄으로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해질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며 “내년에는 수능을 준비하느라 봉사에 참여하기 어렵겠지만, 계속해서 봉사활동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탄나눔본부와 제주의소리는 지난 2012년부터 나눔을 시작해 올해 12년째 온기를 나누고 있으며, 나눔에 참여한 롯데면세점제주는 2015년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도내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십시일반 힘을 보탠 도민들부터 기업, 기관, 단체 등의 통 큰 기부가 해마다 적게는 1만장, 많게는 2만장까지 이어지면서 올해까지 어려운 이웃들에게 15만장이 넘는 온정이 전해졌다.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건입동-삼도2동 일대서 열린 ‘2023년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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