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환경부-에스에프에코, 폐배터리 ‘초저온 동결처리’ 기술도입 협약 체결

제주테크노파크에 보관중인 전기차 사용 후 폐배터리.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화재 위험성으로 바다 건너 이송할 수 없어 골칫거리로 전락한 전기차 폐배터리를 가루화 해 처리하는 기술이 도입된다. 추후 수천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폐 전기차 처리에도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환경부, ㈜에스에프에코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전처리하는 시범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18일 밝혔다.

현재 제주지역에서 반납된 전기차 폐배터리는 도내에서 재활용하거나 육지로 이송해야 한다. 환경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은 2020년 12월 31일 이전에 생산된 전기차는 배터리 반납 의무가 있다. 

문제는 제주에는 폐배터리 재활용업체가 없고, 사용 후 배터리를 육지로 이송하려 해도 화재·폭발의 위험이 존재해 이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제주지역에 등록된 전기차에서 분리·수거된 폐배터리는 제주테크노파크에 보관중에 있다. 올해 9월말 기준 보관중인 폐배터리는 총 281대다. 

이중 181대는 또 다른 전기차량이나 농기계 등에 재사용되고, 100대는 이온성 물질만 추출하는 방식으로 처리됐지만, 제주에 보급된 전기차가 수만대에 이른만큼 추후 쏟아질 폐배터리를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새롭게 도입되는 기술은 재활용 용도의 전기차 폐배터리를 파‧분쇄해 블랙파우더(Black Powder)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블랙파우더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이 포함된 검은색 분말로 배터리팩, 스크랩 등을 칩 크기로 파쇄‧분쇄해 재활용하게 된다.

기존의 폐배터리는 수거 후 배터리를 방전시킨 후 파쇄하는 방식이었지만, 새로운 기술을 통해 발전 과정 없이 초저온에서 동결시켜 파쇄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액화질소, 액화천연가스(LNG) 냉열 등을 활용해 영하 50℃ 이하의 온도에서 배터리의 전해액을 동결시켜 전기를 차단해 폐배터리를 전처리하는 것이다.

이는 방전 과정에서의 화재·폭발 위험을 원천 차단하고, 외부충격에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폐배터리 전처리로 만든 블랙파우더는 해상 운송이 가능해 육지부로 이송시켜 제련공정을 통한 리튬·코발트 추출 등 후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부지 제공과 폐배터리를 유상으로 매각하고, 인허가 취득을 지원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폐배터리 운송비용 지원과 관련 제도정비 및 인허가 취득을 맡는다. 

민간기업 ㈜에스에프에코는 화재나 폭발위험이 없고, 폐수가 발생되지 않는 공법을 적용해 초저온 동결파쇄 전처리 설비를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조현수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배터리 핵심광물의 공급망 안전성 강화를 위해서 재활용을 통해 재생원료를 배터리 제조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제주에서 보관 중인 사용 후 배터리를 안전하게 재활용하고,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하여 친환경 기술의 적용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창세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등급별로 분류해 농업용 운반차,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등 응용제품으로 재사용하는 한편, 재사용이 불가한 배터리는 전처리를 통해 안전하게 재활용함으로써 배터리 전주기 관리체계를 구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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