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강철남 행정자치위원장 "오영훈 도정, 이제부터 실적내야"

 

지난 한달여간 제주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이사장 상근직 전환 및 도지사 임명’을 골자로 한 제주4.3평화재단 조례 개정과 관련해 제주도의회가 우여곡절 끝에 수정 가결했다.

오영훈 도정의 일방통행과 고희범 전 재단 이사장의 갑작스런 사퇴라는 급발진, 이후 4.3유족회와 4.3단체의 반목은 적지 않은 생채기를 남겼다.

강철남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더불어민주당, 연동을)은 지난 18일 오후 [제주의소리]와 가진 이슈인터뷰에서 제주4.3평화재단 조례 개정과 관련돼 오영훈 지사와 고희범 전 재단 이사장 간 갈등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강 위원장은 "4.3평화재단 조례 전부개정안과 관련해서 의회는 제주도정에서 많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공통된 의견이 조례에 담아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하지만 도민사회에 이슈화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고희범 전 이사장이 개정조례안에 반발, 사퇴를 했고 기자회견과 성명서를 발표했다"며 "오영훈 지사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발언을 감정에 치우쳐서 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강 위원장은 "두 분이 정제된 언어를 사용해서 도민사회에 (조례 개정 취지를)알려달라고 했다"며 "도지사를 보좌하는 도정 관계자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우려를 전달했다.

강철남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강철남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4.3평화재단 조례 전부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책임 경영을 위해 이사장을 도지사가 임명하고, 지도.감독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강 위원장은 "평화재단에 대한 감사위원회 지적사항도 있고, 의회의 지적사항도 있었다. 재단에 대한 지도감독과 관련해서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제주도가 너무 조급하게 가면서 갈등이 불거졌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의회 차원에서 고민한 부분은 만약 이번 회기에서 심사 보류가 되면 내년 2월까지 회기가 없다"며 "그렇게 된다면 내년 4월 4.3추념식까지 이사장 없는 구조가 된다. 의회가 상당히 숙고한 끝에 마지막 날 결정해서 상정했다"고 말했다.

평화재단의 독립성 훼손 우려에 대해 강 위원장은 "조례전부개정안에 2개 항을 신설했다. 재단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도지사의 책무 조항을 신설, 도지사로 하여금 독립성과 재단 고유의 목적에 맞도록 운영하도록 하는 부분을 담아냈다"며 "또 유족회의 의견을 수용해서 이사 숫자를 12명에서 15명으로 늘려 유족회도 이사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오영훈 도정 1년6개월 평가에 대해 강 위원장은 "아직까지 아주 잘한다고 하기는 이르다. 열심히 하려고 한다는 인상은 있다"며 "이제 서서히 결과가 나와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행정체제 개편, 15분 도시, 우주산업 등에서 어느 정도 실적이 나와야 할 시점"이라며 "결과물이 어느 정도 나오면 좋은 평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6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강 위원장은 "오영훈 지사의 1호 공약인 행정체제개편과 관련해서 특별법 개정 등 중앙의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저는 어렵지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하는 행정체제개편 가능성을 높게 봤다. 

강 위원장은 "중앙정부와 정치권을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하고, 최적안에 대해서도 도민에게 알리고 홍보해야 한다"며 "의회나 도지사, 특정 단체가 원하는 안이 아닌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된 도민의 선택이라면 행정체제개편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과소동 통폐합'에 대해 강 위원장은 "행정체제개편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소동 통페합은 여러가지 문제와 갈등을 낳을 수 있다"며 "행정체제개편 이후 과소동 통폐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강철남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이승록 편집부국장(사진 오른쪽)과 인터뷰 중인 강철남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Q. 한해가 마무리되고 있다. 올해 마지막 회기인 제423회 임시회에서 4.3 관련 조례만 4건이 통과됐다. 어떤 조례안들인지 소개해 달라.
마지막 회기임에도 10건의 조례가 있었는데 그 중 4건이 4.3과 관련된 조례였다. 도민 관심이 쏟아졌던 4.3평화재단과 관련된 조례가 있었고 지방 공휴일과 관련해 좀 더 보강하는 조례가 있었다. 그리고 왜곡 시도에 따라서 저희가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조례와 4.3 유적지 보전에 관련된 조례 등 4개의 조례를 이번 회기에 통과시켰다.

Q. 아무래도 관심은 제주4.3평화재단 조례 전부개정안 심사에 쏠렸다. 상임위 심사과정에서 오영훈 지사와 고희범 전 이사장에 대한 쓴소리가 인상적이었다. 
4.3평화재단 조례와 관련해서 한 달 전부터 도정에 요구를 했다. 많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서 공통된 의견이 조례에 담겼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도지사나 재단 이사장은 사인이 아니고 공인이다. 공인된 입장에서 노력해달라고 했지만  감정에 치우친 부분이 있었다. 이사장은 갑작스레 사퇴한 후 보도자료와 성명서를 내서 갈등을 표면화했고, 도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굳이 얘기를 하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얘기를 했다. 정제된 언어로 지역사회에 알려야 한다. 도정의 관계자들도 도지사를 그렇게 보좌해야 된다. 도의회가 상당한 숙고와 고민 끝에 마지막 날 결정해서 4.3평화재단 조례 전부개정안을 상정하고, 도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담아내서 수정안을 마련, 가결시켰다.

Q. 4.3평화재단 개혁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했지만 집행부의 일방적인 태도에 대해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그동안 평화재단이 지도감독과 관련해 여러 가지 오해도 있었다. 최근까지 유족회라든지 재단이라든지 도민의 다양한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조례 개정을 통해 효율화를 시키자고 하는 의도는 어느 정도 맞다. 감사위원회 감사 지적사항도 있고, 의회 지적 사항도 있었다. 하지만 집행부가 조급하게 갔다. 그런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의회에서 고민한  것은 재단 조례 전부개정안이 심사 보류되면 내년 2월까지 간다. 4월 4.3추념식까지 이사장이 부재하게 되는 위험한 상황에서 의회가 고민 끝에 이번 회기에 수정안을 만드는 방법으로 처리하게 됐다. 

Q. 우여곡절 끝에 4.3평화재단 조례가 수정가결됐다. 재단의 독립성과 정치외풍에 휘둘리지 않게 이사장 선임과정에 이사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조문과 도지사 책무를 넣었는데.
의회가 수정안에 2개 조항을 신설했다. 재단의 기본 원칙에서 독립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도지사의 책무 조항을 신설해서 도지사로 하여금 독립성과  재단 고유의 목적에 맞도록 운영하도록 하는 부분까지 담아냈다. 또 유족회의 의견을 일부 수용해서 이사 수를 12명에서 15명 늘려서 유족회도 이사로 참여해서 열심히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Q. 민주당 도정이고, 도의회도 민주당이 다수 의석이다. 오영훈 도정 대한 개인적 평가는?
아주 잘한다고 표현하기는 이르다. 열심히 한다는 인상은 있다. 이제 서서히 결과가 나와야 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행정체제 개편, 15분 도시, 구 탐라대 부지를 활용한 우주산업 등에서  어느 정도 실적이 나와야 될 시점이다. 이런 결과에 나와주면 오영훈 도정 평가는 또 달라질 것이다. 

Q. 제주형 행정체제개편 용역이 마무리됐다. 행정자치위원장으로서 1년여 동안 지켜봤는데 오영훈 지사 공약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나?
도지사의 1호 공약인 측면도 있고,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우리 손으로 시장, 군수를 뽑고 싶다는 의지가 가장 강력하게 표현된 것이라 보는데 특별법과 관련돼서 여러 가지 상황 변수가 있겠지만 저는 결론적으로 어렵지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제주도정이 중앙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열심히 노력해줘야 한다. 그리고 도민 설득도 해야 한다. 최근에 발표된 최적안을 도민사회에 얼마나 잘 홍보해서 도민들이 선택하는 안으로 주민투표를 통해서 결정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Q. 제주도가 적절한 기준과 로드맵이 없이 과소동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체제 개편이라는 큰 주제도 아직 결정을 안 한 상태에서 갑자기 과소동 통폐합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해서 도지사도 받아들였다. 상위 개념인 행정체제 개편이 어떻게 될 것이냐에 따라 하부개념으로 과소동 통폐합 변화를 시도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제주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도의회도 개인적으로 저도 열심히 하고 있다. 분명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있다. 채찍도 분명히 필요하지만 격려도 해주시면 더 열심히 할 수 있다. 제주도는 기초의회가 없는 상황에서 광역의원으로서의 한계도 분명히 있어서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공부도 많이 하고 있고, 지역에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고 있다. 조금 더 응원해달라. 도민의 입장과 도민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현장에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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