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웅의 借古述今] (357) 누워서 침 뱉을 줄은 알고, 제 위로 떨어질 줄은 모른다

차고술금(借古述今), 옛것을 빌려 지금을 말한다. 과거가 없으면 현재가 없고, 현재가 없으면 미래 또한 없지 않은가. 옛 선조들의 차고술금의 지혜를 제주어와 제주속담에서 찾는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들도 고개를 절로 끄덕일 지혜가 담겼다. 교육자 출신의 문필가 동보 김길웅 선생의 글을 통해 평범한 일상에 깃든 차고술금과 촌철살인을 제주어로 함께 느껴보시기 바란다. / 편집자 글 


* 누웡 : 누워서
* 춤 바끌 : 침 뱉을
* 중은 : 줄은
* 알곡 : 알고
* 지 우트레 : 제(자기) 위로
* 몰른다 : 모른다

남의 흉을 봤다가 그 결과가 결국에는 고스란히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 / 사진=픽사베이
남의 흉을 봤다가 그 결과가 결국에는 고스란히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 / 사진=픽사베이

누워서 침을 뱉으면 그 침이 어디로 가겠는가. 보나 마나 자기 위로 떨어진다. 그것도 모르고 그렇게 침을 뱉는 것이야말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행위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사람이 적지 않은 세상이라 심심찮은 우스갯거리도 생기는가 보다. 자기가 유능하고 잘났으면 부모님 덕인가 해서 점잖게 있으면 사람들이 모두 인정하고 또 존경을 받기 마련이다.

헌데 사람에 따라서는 신중하지 못한 나머지, 남의 해코지를 한다. 잘하면 얼마나 하겠으며 일면 또 얼마나 알겠는가.

남을 비하하고 업신여겼다면, 입에 놓아 무시당한 사람이 그냥 있을 리 만무하다. 자기를 나쁘게 비방한 것에 곱절은 더 대놓고 깎아 세울 것이다.

남의 흉을 봤다가 그 결과가 결국에는 고스란히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 흔히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고 하지 않는가. 인과응보요 사필귀정이 따로 없다. 

가만있는 사람 들쑤셔 놓으면 그냥 있겠는가. 평지풍파를 일심는 사람이다. 좋은 심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먼저 내가 그런 처지가 되면 어찌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리라.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바로 그것이다.

“누워서 침 뱉는다”와 같은 맥락이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인품을 더럽히는 언행은 삼갈수록 좋다.


# 김길웅

동보(東甫) 김길웅 선생은 국어교사로서, 중등교장을 끝으로 교단을 떠날 때까지 수십년 동안 제자들을 가르쳤다. 1993년 시인, 수필가로 등단했다. 문학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도서관에 칩거하면서 수필, 시, 평론과 씨름한 일화는 그의 열정과 집념을 짐작케한다. 제주수필문학회, 제주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대한문학대상, 한국문인상 본상, 제주도문화상(예술부문)을 수상했다. 수필집 ▲마음 자리 ▲읍내 동산 집에 걸린 달락 외 7권, 시집 ▲텅 빈 부재 ▲둥글다 외 7권, 산문집 '평범한 일상 속의 특별한 아이콘-일일일'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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