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지장물 확인, 내년 2월 조사 통해 주인 밝혀질까 주목

하원동 탐라왕자묘 전경. 사진제공=(사)제주역사문화나눔연구소, 서귀포시청.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하원동 탐라왕자묘 전경. 사진제공=(사)제주역사문화나눔연구소, 서귀포시청.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탐라국 왕자의 무덤으로 전해지는 서귀포시 하원동 ‘탐라왕자묘’에 대한 정밀조사 작업 추진 계획이 수립되면서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하원동 탐라왕자묘(河源洞 耽羅王子墓)’에 대한 지표 투과 레이더(GPR) 탐사 결과 땅속에서 지장물 존재가 확인됐다. 

이에 제주도는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으로 정밀조사를 위한 예산 2000만원을 확보, 내년 2월부터 발굴 등 조사를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고려 말기와 조선 초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하원동 탐라왕자묘는 능선을 따라 3기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 내부구조는 잘 다듬어진 석재로 4∼8단의 판돌과 깬돌로 축조된 네모형의 돌덧널무덤(석곽묘)이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3호분은 고려 말기에서 조선 초기, 1~2호분은 조선 초기에 축조된 것으로 파악된다. 순서는 3호분, 1호분, 2호분 순이며, 2000년 6월 21일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54호로 지정됐다.

지난 1914년에 최초로 유물이 수습됐으며, 당시 백자병과 백자대접, 백자접시, 청동사발 등이 출토된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불법 도굴 등 훼손 정도가 심해 어떤 왕자의 무덤인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문헌과 구전에 따라 ‘탐라국 왕자’의 묘로 추정된다.

이헌조가 헌종 7년(1841)~9년(1843) 제주목사를 지낼 때 편찬한 ‘탐라지초본’에는 분묘유적 항목에서 ‘왕자묘’의 설명이 나타난다. 또 ‘대정군읍지’와 김약익의 ‘심재집’을 비롯한 문헌 기록과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라 탐라 왕자 무덤이라고 추정되는 상황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10월 GPR 탐사를 통해 지장물이 매장된 것으로 확인, 내년 2월 정밀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밀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유물 등 기록이 나타난다면 탐라사(史)를 밝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련해 오영훈 지사는 “하원동 탐라왕자묘는 무덤 주인이 누구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아 면밀한 고증이 필요하다”며 “탐라국 역사를 밝히는 중요한 일인 만큼 차질 없이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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