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의 광풍으로 이름을 잃었던 제주시 '도령마루'에 4.3위령공간이 조성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8일 오전 10시 서부공원 입구 광장인 용담이동 1805번지 일원에서 도령마루 4.3유적지 제막행사를 개최한다.

도령마루 4.3유적지는 1948년 11월부터 1949년 2월까지 도내 17개 지역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끌려온 80여명이 희생당한 학살터로 1979년 소설가 현기영의 단편소설 '도령마루의 까마귀'를 통해 알려진 곳이다.

그러나, 4.3 이후 소나무숲으로 방치됐고 별도의 위령공간이 없어 일명 '해태동산'이라는 명칭으로 불려왔다. 1970년대 한 제과업체가 설치한 해태상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도민사회의 노력으로 2019년 4.3 해원상생국과 방사탑 건립, 해태상 철거 등이 이뤄지면서 해태동산이라는 명칭 대신 도령마루라는 본래의 이름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이어져왔지만, 아직 도령마루라는 지명은 생소하다.

제주도는 지난해와 올해까지 3억원의 예산을 투입, 인근 390.5㎡ 부지에 진입 경사로 및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위령공간을 마련했다.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던 역사적 장소인 도령마루 인근에 도민과 관광객, 미래세대가 4.3의 아픔을 기억하는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가 주최·주관하는 제막식은 김성중 제주도 행정부지사, 김황국 제주도의회 부의장, 강철남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 김창범 4.3유족회장 등 30여명이 참석해 제막, 추도사 및 인사말, 추모공연 순으로 진행된다. 

이번 제막식과 연계해 제주작가회의 주관으로 도령마루를 주제로 한 '무명에 싸매어 둔 울음을 풀어' 기념시화전이 28일부터 1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도령마루 4.3유적지가 서부공원 입구광장의 역할을 넘어 위령공간으로 4.3의 아픔과 정신을 전달하기를 기대하고, 앞으로는 '도령마루'라는 명칭으로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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