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대출잔액 39조2147억원
기업-가계 연체율 모두 0.6% 넘어

제주지역 기업대출이 사상 처음 20조원을 넘어섰다. 연체율까지 덩달아 치솟으면서 기업들의 채무 상환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도내 금융기관의 대출 잔액은 39조21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조2403억원과 비교해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차입 주체별로는 기업대출 잔액이 20조958억원으로 올라서며 첫 20조원을 돌파했다. 2017년 10조원이던 대출 잔액이 6년 사이 2배로 뛰어올랐다.

기업들의 대출 증가는 투자 증가나 경기 활성화로 해석될 수 있다. 반면 제주의 경우 원자재 가격과 금리가 오르면서 보증 대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기업대출 연체율 증가다. 지난해 도내 기업대출 연체율은 평균 0.21%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전국 평균을 순식간에 넘어서며 0.61%로 치솟았다.

제주는 기업 규모도 작아 대출 상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 최근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진행한 조사에서도 자금난과 고금리에 대한 압박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실제 제주상공회의소가 제조업체 82곳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자금 사정에 의한 실적’ BSI가 57로 가장 낮았다. 100 미만은 부정적 전망 우세를 의미한다.

내년도 1분기 투자실적이 미달 될 것이라고 답한 기업 중 가장 많은 36.7%가 ‘고금리 부담’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18.3%는 ‘자금난’이라고 답변했다.

기업과 달리 가계대출은 고금리에 대응해 대출 규모를 줄이면서 상승 폭이 둔화됐다. 10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6조306억원으로 1년 사이 9451억원이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의 경우 2021년 10월 5조3425억원에서 2022년 5조5883억원으로 5000억원 이상 늘었다. 반면 올해는 5조6189억원으로 상승 폭이 한풀 꺾였다.

다만 가계대출 연체율도 다시 0.7%에 육박하며 전국 평균을 여전히 상회하고 있다. 예금은행 전체 연체율도 전국 평균 0.43%를 웃돌며 0.62%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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