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눈·눈·눈] (20) 익상편(군날개)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눈에 백태가 꼈어요. 검은자 위쪽이 하얗게 덮여 있어요.”라는 증상으로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의 눈을 보면 “익상편”이라는 질병이 흔히 관찰된다. 익상편은 흰자 겉을 감싸는 얇은 결막이라는 조직이 검은 동자, 각막 위를 침범하여 자라나는 것으로 주로 새의 날개 모양을 하고 있어서 익상편 또는 군날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흔히 어르신들께서 ‘백태가 끼었다.’라고 표현하기도 하시고, 이것을 백내장과 혼동해서 익상편 수술 후에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백내장은 눈 안쪽 수정체가 혼탁이 되어 하얗게 보이는 것이고 익상편은 결막이 각막을 덮어서 생기는 것으로 전혀 다른 질환이다.

익상편은 흰자와 검은자를 나누는 경계에 있는 각막의 윤부세포라는 것이 손상되었을 때 결막조직이 섬유혈관성 증식을 하게 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 원인으로는 자외선, 각막의 염증, 외상, 안구건조증 등이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외선이다. 실제로 바깥 활동이 많은 사람에게 많이 생기게 되며 외국에서는 ‘서퍼의 눈(Surfer’s eye)’이라고 부를 정도로 야외 자외선에 많이 노출된 사람들에게 흔하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자외선 강도가 높은 제주도에서 가장 유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익상편은 주로 귀 쪽 흰자보다 코 쪽에 많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 또한 콧등에 반사되는 빛에 의해 코 쪽 결막에 더 자외선 노출이 많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므로 익상편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익상편은 흰자가 검은자 위로 자라 들어와서 미용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뿐만 아니라 이 자체가 섬유혈관성 증식을 한 조직이기 때문에 혈관도 많이 자라나 있고 항상 충혈되어 보이며 여러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염증이 심해지면 환자들은 눈의 지속적인 불편감과 이물감으로 고통받게 된다. 또한 각막 위로 자라나서 각막의 모양을 변형시켜 난시를 유발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동공을 가리기 때문에 시력 저하를 일으키기도 한다.

익상편 수술 전과 수술 후.
익상편 수술 전과 수술 후.

이러한 익상편의 치료로 처음에는 안약을 통해 염증을 조절하고 안구 표면을 부드럽게 관리하는 치료를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자라나 있는 익상편을 안약으로 제거할 수는 없으며 결국 미용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제거해야 한다. 아마 익상편으로 병원에 가게 되면 수술을 권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이전에 시행되었던 단순 절제술의 방법은 실제로 재발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초기에 수술하고 재발하는 것보다 좀 더 진행하는 걸 지켜보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의술은 계속 발달해왔고, 최근 수술 기법으로는 재발률이 이전 80% 정도에서 2~3% 정도로 낮아졌다. 그러므로 환자 상태와는 상관없이 무조건 수술을 늦게 해야 한다는 생각은 과거의 지식이며, 익상편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굳이 수술을 늦출 필요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실제로 수술로 제거하지 않으면서 익상편으로 인한 충혈을 없애기 위해 혈관수축제 등의 안약을 지속해서 쓰는 환자분들도 많이 보게 되는데 이는 처음에는 잘 들을지 몰라도 결국에는 혈관이 더 확장되어 충혈이 심해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약물 치료가 근본적인 치료법은 될 수 없다. 익상편이 만성적인 충혈을 일으키고 또는 검은자를 가림으로써 미용상으로 문제가 되거나, 염증 또는 건성안을 야기하여 불편감을 준다거나, 난시를 유발하고 시력 저하까지 발생시킨다면,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강병수 이지봄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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