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언론학회 '2024 총선과 제주언론' 학술 세미나 개최

31일 오후 2시 제주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린 제주언론학회 '2024년 총선과 제주언론' 학술 세미나. ⓒ제주의소리
31일 오후 2시 제주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린 제주언론학회 '2024년 총선과 제주언론' 학술 세미나. ⓒ제주의소리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제주지역 언론이 '시민 저널리즘', '솔루션 저널리즘' 등 이전과 차별화된 선거보도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사단법인 제주언론학회(회장 김형훈)는 31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 제주인권교육센터에서 '2024년 총선과 제주 언론'을 주제로 한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저널리즘의 시선으로 제주 언론의 총선 보도 현실과 과제 등을 진단하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 기본인 선거의 본질을 구현하기 위한 발전적인 총선 보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익태 제주도기자협회장(KBS제주 기자‧관광학 박사)은 '선거 방송의 바람직한 변화 방향'을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바람직한 선거보도를 위해 정책·이슈 중심의 선거 의제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편파보도, 중계보도, 경마식보도, 갈등부각 보도, 겉핥기식 토론대담 등을 탈피한 '시민 저널리즘(civic journalism)'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회장은 "언론이 주어진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후보자 중심이 아닌 유권자 중심의 보도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 저널리즘이란 시민이 직접 선거 의제를 만들고, 시민의 입장에서 후보자의 자질·능력을 검증하며 문제 해결에 이를 수 있는 보도형태를 의미한다.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협업하거나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수렴하는 방식의 선거 보도가 이에 해당된다.

특히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서 시행되는 선거방송토론의 경우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고, 의제선정의 근거를 마련해야 하며, 전문성을 갖춰 흥미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회장은 "비슷한 포맷과 주제, 기계적인 형평성으로는 새로운 흥미를 일으키기에 부족하다"며 "토론회의 남발을 막기 위해 언론기관이나 각종 단체들이 공동주초를 통해 토론회 횟수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31일 오후 2시 제주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린 제주언론학회 '2024년 총선과 제주언론' 학술 세미나. ⓒ제주의소리
31일 오후 2시 제주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린 제주언론학회 '2024년 총선과 제주언론' 학술 세미나. ⓒ제주의소리

이정원 제주한라대학교 교수(제주언론학회 총무이사)는 '위기의 해결방안을 검증해야 한다'는 주제로, 언론 보도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이른바 '솔루션 저널리즘(solution journalism)'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당선될 국회의원들이 제주에 희망을 불러올 수 있을지, 불편한 미래를 도민들과 함께 넘을 수 있을지,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이 균형을 이루는 제주 사회를 실현할 방안이 있는지 등의 질문을 총선 공론장에서 제주 언론이 던져야 한다"며 "당장의 승부를 판가름하는 질문을 해서는 안된다. 적어도 4년 뒤 제주 사회를 전망하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교수는 각 후보 캠프의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언론보다 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다루고, 조직력을 갖추고 있는 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제주 언론이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결 방안 검증'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언론은 정보가 아닌 정책과 담론 중심으로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 위기를 전면적으로 펼치고, 후보들이 내놓은 해결 방안을 끈질기게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솔루션 저널리즘' 등장의 배경에는 감시와 비판으로만 일관한 기존 저널리즘에 대한 고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감시와 비판은 언론의 중요한 사명이지만 점점 더 복잡해지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언론 감시와 비판 기능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감시와 비판은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한다"며 "이는 정부 등 공공 부문과 정치, 사회 문제의 냉소를 심화한다. 시민들의 정치 참여와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실천의 동력을 떨어뜨린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솔루션 저널리즘의 목표는 독자에게 아이디어와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있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집중하는 보도 양식"이라며 "솔루션 저널리즘은 단순히 좋은 뉴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희망을 갖고 새로운 것과 더 나은 것과 다른 것을 찾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제주언론학회는 세미나 직후 2부 행사로 '2023 제4회 제주언론학술상' 시상식을 열었다. 언론대상은 KBS제주 김가람‧문준영‧부수홍 기자의 '제주 역대 최대 과징금 부과…LPG 담합 연속 보도', 학술대상은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이승환 박사과정생과 이서현 교수의 논문 'JIBS 제주시청자카메라의 저널리즘 함의'가 선정됐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