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왓 칼럼] 아른거리는 사회적 배제와 혐오의 정치

지난 8일 공개된 [제주의소리]와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언론 4사가 국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진행한 제2공항 관련 합동 여론조사 결과.<br><br>조사는 언론 4사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2월 3~4일 이틀간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br><br>무선전화면접(100%) 방식으로 통화해 응답률 선거구별로 제주시갑 13.6%, 제주시을 21.6%, 서귀포시 18.4%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0%p며,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8일 공개된 [제주의소리]와 제주일보, 제주MBC, 제주CBS 등 언론 4사가 국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진행한 제2공항 관련 합동 여론조사 결과.

조사는 언론 4사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2월 3~4일 이틀간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무선전화면접(100%) 방식으로 통화해 응답률 선거구별로 제주시갑 13.6%, 제주시을 21.6%, 서귀포시 18.4%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0%p며,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선거 국면이다. 서귀포 지역에서 한 국회의원 후보가 제주제2공항 건립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제주제2공항에 대해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서귀포지역의 선거 여론이 불리할 듯하니, 얼른 자신의 신념이나 사회적 맥락은 건너뛰고, 찬성 입장을 발표하는 듯한 그 후보의 모습이 참 비루해 보인다. 그러자 상대당에서는 소속 도의원들 모아놓고, 그 후보를 위선자로 비난하며, 제주제2공항 건립의 진정한 찬성 세력은 자신들만이라며 강변한다. 누가누가 더 대중에 영합을 잘 하나 대결하는 듯하다. 필자가 보기에 그들의 행위는 제주도민들을 찬성과 반대 세력으로 분열시키는 행위로 밖에 안 보인다. 제주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없이 사람들의 욕망에 기대어 자신의 승리만 갈구하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제주제2공항은 단순히 서귀포, 특히 성산포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몇 년 전 제2공항 여론조사에서 반대가 많았던 결과에 대해 공항 찬성론자들은 성산포 지역 당사자의 의견만이 진짜라고 주장하며, 그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제주도민을 타자로 배제하려고 했다. 서쪽 사람들이 배가 아파 동쪽 공항을 반대한다는 식의 지역혐오와 차별 인식이 퍼져 나갔다. 그럼 성산포 사람만이 이해당사자일까? 그렇다면 공항 부지에 직접 재산이 편입되어 피해 보는 사람만 이해당사자로 본다고 하면 그들은 또 뭐라고 이야기 할까? 어떻게든 이해관계자를 이리저리 재고 자신들의 이해 관계에 맞는 사람들만을 가려내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회적 배제와 혐오의 정치가 아른거린다. 

제2공항은 제주의 기본적인 교통 인프라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이다. 이러한 사회 기본 인프라의 변경은 사회의 기본 체제를 설계하고 구성하는 계획에 따라 엄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근간이 되는 사회 인프라의 변화는 당연히 엄청난 사회의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제2공항 찬성론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경제적 발전과 부의 축적을 가져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반대 논거도 많지만 일단 경제적 이득이 많다고 치자. 그래서 만약 제2공항이 건립된다면, 그에 따른 제주 섬의 상주인구는 당연히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외도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지금도 초과 용량의 오폐수가 제주 관광의 근원 중의 하나인 맑은 제주 바다에 그대로 뿌려지고 있다. 월정리에 있는 동부하수종말처리장으로 향하는 제주의 하수는 심각한 마을공동체의 분열과 갈등을 불러왔다. 온갖 개발의 손길이 닿고 있는 우도의 풍광은 앞으로 어떻게 더 변할지 모른다. 정말 수많은 사람이 밟아대는 발자국으로 인해 무너져 가는 송악산 해안 절벽은 어떻게 보강해야 할지 궁금하다. 조금이라도 사람들로부터 보호하려는 한라산 입산 제한 조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뿐만 아니다. 다양한 곳에서 온 이주민과 선주민과의 갈등과 위압감은 다양한 사회적 변화와 도전과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 마디로 제2공항은 제주 사회에 대한, 제주 사회의 미래에 대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이에 대한 엄밀한 사회 계획이 전제되어야만 진행될 수 있다. 즉 모든 제주도민의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이라는 것이다. 

제대로 된 정치인, 정치집단이라면, 제주의 미래가 달려있는 제2공항 같은 사안을 두고 선거 정략적으로 판단해서 안 된다. 설사 대중의 욕망이 강하게 작동할지라도 사안의 본질적 요소를 파악하고 그 의미를 제대로 짚어내고, 공론화할 사회적 책무가 있다. 그런데도 현 정치세력들은 제2공항을 둘러싸고 극단적 진영 대결을 벌이고, 사회에는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킬수 있는 메시지를 생각없이 던진다. 상대를 악마화하는 논리가 만연해지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제2공항 문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과학적인 정보들조차 이미 정치적 진영의 대립구조에 의해서 심하게 왜곡 판단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편의 정치세력이 다른 한 편의 정치세력을 온전히 굴복시키지 않는 한 이 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끝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누군가 완벽하게 굴복하는 세상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 두려운 현실이다. 

다시 한 해가 밝았고, 그리고 다시 새해 첫날이 시작되었다. 차별과 혐오의 시각을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더욱더 공동체의 분열을 가속 시킨다. 유불리에 따라 사람들을 가르고 나눠서 배제하고 차별하며 혐오의 언어를 뱉어내기도 한다. 정치인들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모든 사회적 관계와 희망보다 더 우선하는 듯 하다. 필자는 심화하는 사회의 양극화를 정치가 주도할 것이 아니라, 그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정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이 아닌 공동체적 관점을 지녔으면 좋겠다.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방식으로 사회 공론화에 책임있는 주체가 되고, 사람들의 선택이 상대방과 이야기 나눔을 통해 각자가 진지하게 얻은 결과 값이 될 수 있도록 정치적인 지도력을 보여야 한다. 공동체가 우선하는 정치를 기대해본다. / 신강협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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