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창립총회, 초대 회장 강용준...재경 제주 연극인 포함 11명으로 출범

제주극작가협회 창립을 기념하며 발간한 첫 번째 작품집 표지. 
제주극작가협회 창립을 기념하며 발간한 첫 번째 작품집 표지. 

제주 연극계 발전을 위해 예술인들이 뜻을 모아 ‘제주극작가협회’를 결성한다.

제주극작가협회는 20일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을 알린다. 제주극작가협회 창립 회원은 강용준, 강재림, 강제권, 장정인, 성미연, 송정혜, 신혜은, 최고은, 최성연, 전혁준, 홍서해 등 모두 11명이다.

제주에서 극단이 아닌 연극 관련 단체는 제주연극협회 다음으로 제주극작가협회가 두 번째다. 제주극작가협회는 원로 극작가 뿐만 아니라 제주에서 활동하는 젊은 연극인, 제주 출신 재경 연극인까지 다양한 구성을 갖췄다. 연극 작품을 쓰며 발표하고 공연으로도 선보였지만, 지금까지는 ‘극작’이라는 측면에서는 제각기 활동해왔다. 제주극작가협회는 이런 문제를 보완하면서 보다 활발한 극작 활동, 나아가 연극 창작 활성화까지 추구한다.

강용준은 제주 극단 이어도 초대 대표로서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해온 연극인 겸 작가다. 제주문학관 초대 명예관장을 맡기도 했다. 희곡집 ‘랭보, 바람구두를 벗다’ 등 8권과 소설집 ‘사우다드’ 등 5권을 발표했다. 한국희곡문학상, 한국소설작가상, 정영택문학상, 대한민국예술문화대상 등을 수상했다.

강재림은 제주 출신으로 극단 줌 대표 겸 백석예술대학교 극작과 겸임교수를 맡아 현재 서울에서 활동 중이다. 저서로 희곡집 ‘눈의 여인’, ‘마지막 디너쇼’, ‘살암시난’ 등을 발표했고 뮤지컬·오페라 작품도 썼다. 월드 2인극 페스티벌 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강제권 역시 제주 출신이면서 서울에서 활동 중인 극작가 겸 배우다. 한국극작가협회와 서울연극협회에서 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 희곡 ‘까페07’, ‘땀비엣,보’, ‘없시오’, ‘엄마 나라’ 등을 발표했다. 연극 ‘말죽거리악극단’, ‘이순신과 이순신’, ‘제나 잘콴다리여’ 등을 썼다.

장정인은 제주 가족·어린이극 전문극단 ‘두근두근씨어터’ 단원이다. 가족극 ‘할머니의 이야기치마’, ‘꼬마농부 라비’, ‘탁탁탁 드르륵 호랑이’ 등을 썼다.

성미연은 제주 이주 극작가로 2020년 제주신화콘텐츠 원천소스 스토리 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했고, 2022년에는 제주신인문학상 희곡 부문에 당선됐다. 현재 HS company 대표를 맡고 있다. 희곡 ‘감정은 없다’, ‘벼랑 끝 메아리’, ‘용궁올레와 칼선다리’와 뮤지컬 ‘창심관’ 등을 썼다.

신혜은은 지난해 제주신인문학상 희곡 부문에 당선됐다. 희곡 ‘제주, 그날을 위해’를 발표했다.

송정혜는 극단 이어도 소속으로 제8회 동국시나리오 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연극 ‘보통은 망하니까’, ‘몽골익스프레스’, ‘3代째 손두부’, ‘조부모의 이혼이 내 부모에게 미치는 영향’ 등 최근 이어도가 발표한 연극 작품을 맡아서 써왔다.

최고은은 다이얼로거 단원이면서 극단 플레이트 대표를 맡고 있다. ‘스무고개’, ‘거울’, ‘베니스의 선악과(부제:베니스의 선악AND)’ 등을 썼다.

최성연은 제주로 이주해 지난해 극단 사자자리를 창단했다. 200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됐다. 2012년 서울연극제 대상과 희곡상을 수상했다. 희곡집으로 ‘그리고또하루’, ‘사랑해선 안될’ 등을 펴냈다.

전혁준은 극단 예술공간 오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제27회 제주연극제 희곡상을 수상했다. ‘우연가동’, ‘소통’, ‘4통 3반 복층사건’, ‘7개의 단추’, ‘카레’, ‘낭땡이로 확 쳐불구정 허다’ 등 다수의 작품을 써서 무대에 올렸다.

홍서해는 극단 예술공간 오이 회원으로 배우에서 연출·극작가로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집과 집 사이’, ‘초조한 집’, ‘산은 밤이면 범고래가 된다’ 등을 썼다.

제주극작가협회는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제주극작심포지엄이 계기가 됐다. 당시 제주 극작가와 전국구 극작가들이 만나는 자리를 통해 협회 창립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후 창립준비위원회를 걸쳐 정식 출범에 이르렀다. 제주극작가협회는 사단법인 한국극작가협회 산하 단체가 아닌 자체 조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강용준 초대 회장은 창립 취지문에서 “ 제주에서도 연극 공연은 자주 올라가지만 극작 수준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것은 극단이라는 구성원의 한계, 또는 작품을 선정하는 극단 대표들의 수준이 관객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기 때문에 극장에 관객이 없는 건 아닌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면서 “이에 제주를 희곡으로 쓰는 극작가들은 정기적인 회합을 가지고 자신들이 쓴 작품을 합평회나 심포지엄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주극작가협회는 극작가가 되려는 문인들을 발굴하고 훈련시키는 과정도 마련할 것이며 신인 극작가 등용문인 신춘문예도 도내 언론사와 함께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협회 작품집을 일 년에 한 권씩 발간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한편, 제주극작가협회는 창립과 함께 첫 번째 작품집으로 회원들의 단편을 묶은 ‘쓰당보난 희곡’을 발표했다. 또한 협회 자문위원으로 김창화, 배진섭을 선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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