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엔날레 예산이 대폭 줄어들면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예술감독·기획대행사 등 외부 자원 없이 주최 기관인 제주도립미술관 자체 동력으로 치르게 될 전망이다.

20일 열린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주요업무보고에서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갑)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이종후 도립미술관장에게 비엔날레 추진 계획을 물었다.

비엔날레는 보통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 미술행사를 의미한다. 도립미술관 제주비엔날레는 ▲2017년(1회) ▲2021년(2회) ▲2022년(3회)까지 총 세 차례 열렸다. 2회 행사는 코로나19 유행 등의 영향으로 사전 프로그램으로 그친 바 있다. 3회 행사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이란 주제로 열렸다. 관람객은 7만3574명으로 집계됐다.

네 번째 제주비엔날레는 올해 11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열릴 예정이다. 다만 4회 제주비엔날레 예산은 13억원으로 확정됐다. 3회 제주비엔날레 예산(18억원)과 비교하면 5억원 줄어들었다.

이종후 관장은 양영식 의원 질문에 “제주비엔날레는 지금까지 제주도 예산을 가지고 기획사에게 전부 위탁하는 방식으로 경영됐는데, 올해는 예산도 예산이라 미술관에서 주체적으로 기획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종후 관장은 “예술감독을 선임할 수 있는 예산이 안된다”면서 “미술관장이 직접 예술감독을 맡고 도립미술관이 주관해서 정체성을 가진 국제행사로 계속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이승아 위원장은 국제 미술행사를 관장과 미술관이 직접 기획해서 열 수 있는지 물었다.

이종후 관장은 “제주국제아트페어&페스티벌, 아트페스타인제주, 4.3미술제, 제주미술제 등 지난 10년 간 미술 행사에서 예술감독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이승아 위원장은 “아무리 좋은 작품을 가져다 놓더라도 작품에 대한 가치를 못 알아본다면 의미가 없다. 결국 얼마나 많은 분들이 그것을 향유하는지, 관객이 얼마나 오는지가 중요하다”라며 “제주비엔날레를 그동안 높게 평가할 수 없는 이유가 예산 대비 방문객들이 많지 않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관장님이 새로 오셨기 때문에 새로운 시선에서 본인이 책임지고 제주비엔날레를 치르겠다는 점은 훌륭하게 평가한다. 다만, 투입 예산만큼 제주 문화예술에 어떤 가치,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해서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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