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는 우주산업 전략] ①위성산업 소형화-상업화 가속...민간지원 확대

전세계적으로 우주산업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뉴 스페이스 시대'를 공언한 제주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우주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본 경쟁이 더욱 거세짐에 따라 전략적 판단과 계획 수립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제주의소리]는 제주도 우주산업 기본계획 수립을 앞두고 세 차례에 걸쳐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과제를 진단한다. / 편집자주

미지의 대상이었던 우주는 비약적인 과학기술의 성장으로 인해 코 앞의 현실이 됐다. 전세계적으로 우주산업 기반은 점차 무르익는 추세다. 세계 우주산업의 시장규모는 2020년 3710억달러에서 2022년 3840억달러로 3.5% 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내 우주산업 예산은 3조1893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2045년을 목표로 한 우주경제 글로벌 강국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우주개발 투자 확대를 선언했다.

우주산업은 단순 국가 거버넌스 차원이 아닌,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제주에 있어서도 우주산업 개발은 당면한 과제다.

세계 위성산업 수요시장의 변화. 소형화, 군집화, 상업화가 가속화되는 추세다.<br>
세계 위성산업 수요시장의 변화. 소형화, 군집화, 상업화가 가속화되는 추세다.

실제 우주산업은 시간을 거듭할수록 점차 소형화, 군집화, 상업화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쏘아올린 위성의 수는 한해 평균 296기지만, 2021년부터 2030년까지의 연평균 위성의 수는 1392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1년의 경우 단일위성의 비율이 90%였고, 군집위성의 비율은 10%에 그친 반면, 2020년에 이르러서는 단일위성의 비율은 7%에 불과했고, 군집위성의 비율은 93%까지 치솟았다.

최근 10년간 쏘아올린 위성을 용도로 나눌시 정부 43%, 상업 35%, 국방 20%, 과학 2%로 분류되던 것이 앞으로의 10년에서는 상업 46%, 국방 27%, 정부 26%, 과학 1%로 변화될 전망이다.

이전까지 위성체-발사체를 제작하고 기술을 개발하는데 힘을 쏟았다면, 앞으로의 우주산업은 민간 차원에서 위성을 운용하고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전세계 우주산업 투입 예산 중 비위성산업은 1030억달러인 반면, 위성산업은 281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위성산업은 TV·전화·인터넷 등 통신망을 비롯해 지구과학·기상학·재해경감 등 원격탐사 기능을 망라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1년 기준 위성체나 발사체를 제작하는 등의 우주기기 제작 예산은 1조1042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34.6%고, 그외 위성 서비스·장비에 투입되거나 과학연구, 우주탐사 등 우주 활용 예산은 2조851억원으로 65.4%에 달하고 있다.

제주의 우주산업 개발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시장적 측면에서는 우주탐사 본격화, 우주개발의 가치 증대에 따라 민간의 역할이 대폭 확대됐고, 정밀 위치‧항법‧시각(PNT) 정보부터 방재,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위성 정보 활용이 가능해졌다. 우주의 상업적 가치가 증가하면서 제주에 위치한 국가위성운영센터와의 시너지 효과 창출도 기대되는 지점이다.

우주산업의 비중이 발사체-위성체 중심의 우주기기 산업에서 연구-탐사 등의 우주활용 산업으로 넘어가고 있다.
우주산업의 비중이 발사체-위성체 중심의 우주기기 산업에서 연구-탐사 등의 우주활용 산업으로 넘어가고 있다.

우주산업의 환경적 조건 측면에서도 제주는 국내 여타 지역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 우주센터 최적의 입지 조건은 지구의 자전력을 이용할 수 있고 민가 지역을 회피할 수 있는 안전 공간 확보가 필요한데, 최남단 제주는 이에 적합한 지리적 조건을 지녔다. 발사각에서도, 발사 직후 안전공간 확보에도 유리하다.

'뉴 스페이스 시대'를 천명한 민선8기 제주도정 역시 이 같은 조건을 활용해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민간 우주발사, 소형 위성제작, 지상국 서비스 등 민간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로 우주산업을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옛 탐라대학교 부지에 들어서는 하원테크노캠퍼스는 사실상 우주산업이 핵심이다. 이미 한화시스템과의 협약을 통해 올해 4월 한화우주센터 착공을 앞두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명성을 떨친 나로우주센터가 위치한 전라남도 고흥군을 비롯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중심으로 한 R&D 특화 단지인 대전시, 우주항공청이 설립되는 경상남도 사천시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우주산업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했다. 

정부는 우주개발진흥법에 따라 삼각형을 그리고 있는 세 지역을 이어 고흥은 '발사체 특화지구', 대전은 '연구·인재개발 특화지구', 사천은 '위성제조 특화지구' 등 우주산업 핵심 클러스터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주의 경우 이 삼각 체제를 뛰어넘기 위해 민간영역으로의 확장성을 찾고 있다. 민간 우주발사체 기반 구축을 비롯해 위성정보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서귀포시에는 발사체 중심의 '업스트림', 국가위성센터가 위치한 구좌읍에는 위성데이터 중심의 '다운스트림' 관련 기회발전특구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제주로서는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산업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주된 과제다.

* ‘무르익는 우주산업 전략’ 기획 취재는 제주도의 취재지원과 협조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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