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가계대출 잔액이 1년 사이 1조원 가까이 줄었다. 반면 기업대출은 사상 처음 20조원을 넘어서며 채무 상환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도내 금융기관의 대출잔액은 39조3183억원으로 2022년 말 대비 8613억원이 늘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이 21조9901억원으로 3978억원이 늘었다.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권은 17조3281억원으로 4634억원이 늘었지만 증감 폭은 1년 사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차입 주체별로는 가계대출이 15조8809억원이다. 2021년 17조6635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1년 사이 대출잔액 9839억원이 사라졌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5666억원으로 증가 폭이 전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고금리와 고분양가 논란 속에 주택거래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기업대출 잔액은 20조271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증가하면서 3년 만에 대출잔액이 5조원이나 늘었다.

대출 규모가 커지면서 연체율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예금은행 연체율은 0.77%로 전국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더욱이 기업대출 연체율은 0.85%로 역대 최고치로 올라섰다.

기업대출의 경우 통상 3~4년이 지나야 부실 문제가 불거진다. 이에 금융당국도 대출 증가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을 금융기관에 요구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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