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제주지부 29일 기자회견 “늘봄 학부모 기대 높지만, 학교 현장은 파행”

전교조 제주는 29일 제주도교육청(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훼손하는 늘봄 기간제교사 정책을 전면 철회하고, 늘봄 우선학교를 축소 운영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전교조 제주는 29일 제주도교육청(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훼손하는 늘봄 기간제교사 정책을 전면 철회하고, 늘봄 우선학교를 축소 운영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3월 4일 학교 새 학기부터 시작하는 늘봄학교를 두고 전교조 제주지부(전교조 제주)가 심각한 우려를 전했다. “중등 교사가 초등 교과 전담 수업을 담당하면서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된다”고 지적하며 “늘봄학교 우선학교를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제주는 29일 제주도교육청(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훼손하는 늘봄 기간제교사 정책을 전면 철회하고, 늘봄 우선학교를 축소 운영하라”고 촉구했다.

교육부가 전국 초등학교에 추진하는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외에 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종합 교육프로그램이다. 기존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와 돌봄은 늘봄학교로 통합된다. 제주지역은 올해 1학기에 시범적으로 55개 학교(48.2%)에,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학교를 도입한다. 2025년에는 1~2학년을 대상으로, 2026년에는 초등학교 모든 학년에 늘봄학교를 실시한다. 

2024년 늘봄학교 추진 방향은 ▲희망하는 1학년 누구나 늘봄학교 이용 지원 ▲1학년에게 맞춤형 프로그램을 연중 매일 2시간 이내 무료 제공이 핵심이다. 늘봄학교 55곳 가운데 34곳은 맞춤형 프로그램을 학기 첫 날(4일)부터 바로 운영한다. 21곳은 3월 12일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전교조 제주는 “늘봄학교 업무를 담당할 기간제 교사는 대부분 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분들”이라며 “문제는 이 기간제 교사에게 10~15시간 수업을 담당하게 한다. 초등교육 전공자가 아닌 중등교사를 초등 교과 전담 수업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이는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며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되는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늘봄학교라는 업무를 목적으로 사람을 무리하게 채우면서 ‘교원자격 검정령’을 위배하는 것이고, ‘초중등교육법의 교사 자격 기준’에서 규정하는 교사의 자격을 위배하는 것”이라며 “초중등교육법에 의하면 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필요한 보수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고 돼 있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제주는 늘봄학교에 대한 학부모 관심은 높다는 여론을 감안해 “늘봄학교를 무리하게 추진할 게 아니라, 마을돌봄이 이뤄지도록 지자체와 협력한 돌봄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교육부가 2024년 시도교육청에 보낸 평가 지표 편람에 ‘늘봄학교 학부모 만족도 70% 이상 달성’이 기준으로 들어가 있다면서 “저녁 돌봄을 이용하는 어린이가 없으면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늘봄교실을 운영하도록 사정하는 웃픈 현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피력했다.

전교조 제주는 “늘봄정책은 학부모들의 바람과 기대와 달리 학교 현장을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는 정책이 되고 있다”면서 “국정과제라면 국가에서 책임을 가지고 제대로 된 정책을 마련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정부와 교육청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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