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회적 고립·은둔 청년 전체 4.7%...정신질환 경험 높고 자아존중감 낮아

정서적·물리적 지원으로부터 스스로 고립되거나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이상 집 밖으로 나서지 않은 은둔형 청년이 제주에만 7천여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에 의뢰해 수행한 '제주도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 기본계획 수립방안 연구'에 따르면 제주지역 전체 청년 인구 중 '고립 청년'은 2.2%인 3683명, '은둔 청년'은 2.5%인 4061명으로 확인됐다.

최근 심각한 사회적 현상으로 대두되는 '은둔형 외톨이'는 일반적으로 6개월 이상 밖으로 나가지 않는 사람을 지칭한다. 제주도 조례에서는 '일정 기간 이상을 자신만의 한정된 공간에서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가족 등과 제한적인 관계만 맺고 생활하며 정상적인 사회 활동히 현저히 곤란한 사람'을 뜻한다.

이중 '고립' 상태는 지원 자본이 제한적인 상태로, 가령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 할 경우, 갑자기 큰돈을 빌려야 할 경우, 낙심하거나 우울해서 이야기 상대가 필요한 경우' 등의 상태에서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태를 분류했다.

'은둔' 상태는 '자기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다거나 자기 방에서 나오지만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경우, 외출을 하더라도 사람들을 피해 늦은 시간 또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외출하는 경우' 등의 은둔 행위가 3개월에서 6개월 이상인 자를 뜻한다.

이 같이 사회적으로 동떨어져 있는 고립·은둔 청년의 합계만 7744명에 이른 결과다. 이 또한 주변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파악된 결과여서, 진정한 의미의 '고립·은둔' 청년은 보다 많아질 것으로 추측된다.

징후는 꾸준했다. 2020년 실시된 제주청년통계에서 청년의 상태를 보면 1인 가구 청년 중 '교류가 없는 청년'이 전체 9.1%였고, 이중 '온라인 교류도 없는 청년'은 63.1%에 달했다. 특히 여성 청년은 정신건강 및 심리상담 필요성이 21.9%로 집계됐다.

2022년 국무조정실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에서는 전국 평균 은둔 청년 비율이 2.9%로 나타난 반면, 지자체별 분류에서는 제주가 4.4%로, 타 지자체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고립은둔 문제는 특정 세대의 문제가 아닌 전생에 걸쳐서 누구나, 언제든 경험할 수 있는 일이며, 문제 대응에 있어서 사후적인 정책도 필요하지만 모니터링, 조기개입 등 사전 대응을 검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사회적 고립 청년의 정신질환 진단 경험이 상당히 높고, 자아존중감이 다른 집단에 비해 현저히 낮게 나타나는 만큼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사회적 고립 청년이 제주도나 국가의 청년지원 정책 및 서비스 정보를 얻는 경로인 SNS, TV·라디오 뉴스 등 서비스 정보 전달 방안에 대한 고민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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