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교육감 제안 전국 교육감 동참
사후 문화제 미개최 ‘오전 11시 종료’

4일 오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제76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준비상황 중간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제주특별자치도]
4일 오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제76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준비상황 중간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제주특별자치도]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이 사상 처음으로 4.3추념식에 동시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논란을 빚은 사후 문화제는 1년 만에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4일 오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제76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준비상황 중간보고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공유했다.

올해 추념식은 ‘불어라 봄바람, 날아라 평화의 씨’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4.3정신의 세계화를 향한 새로운 출발이 되길 바란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종교의식을 20분 앞당겨 4월 3일 오전 8시 40분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도립무용단의 진혼무 공연 등 식전행사는 오전 9시부터 진행된다.

본 행사는 오전 10시 묵념사이렌을 시작으로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약 1시간 가량 거행된다. 추념식은 KBS 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 된다.

2023년 제주4.3 75주년 추념식에서 처음 열린 사후 문화제가 내빈과 유족들이 없는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23년 제주4.3 75주년 추념식에서 처음 열린 사후 문화제가 내빈과 유족들이 없는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특히 이번 추념식에는 사상 처음으로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이 동시 참석한다. 4.3교육과 전국화의 의미를 담아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도 교육감들은 하루 앞선 4월 2일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의에 참석하고 4.3 유적지 방문도 검토 중이다. 다만 일정에 따라 추념식 당일 불참자가 생길 수도 있다.

대통령과 여야 당 대표 등 주요 내빈의 참석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제주도는 각 정당을 통해 당내 지도부 참석자 명단을 수합 중이다.

유족 사연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방식을 검토 중이다. 4.3의 광풍 속에서 기구한 아픔을 간직한 유족을 위해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내용이 소개돼 잔잔한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처음 개최한 식후 문화제는 열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 홍보비 등 10억원을 들여 본행사 직후 문화제를 열었다.

2023년 제주4.3 75주년 추념식에서 처음 열린 사후 문화제가 끝나자 주최측이 부랴부랴 유족들을 위한 헌화와 분향 준비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23년 제주4.3 75주년 추념식에서 처음 열린 사후 문화제가 끝나자 주최측이 부랴부랴 유족들을 위한 헌화와 분향 준비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오전 11시 오프닝 영상을 시작으로 가수 송가인 노래와 제주도립무용단 무용, 흥산초등학교 학생들 합창, 유족 이야기, 가수 이정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 제창이 이뤄졌다.

당초 취지와 달리 추념식 직후 내빈이 모두 떠나면서 참석자들도 줄줄이 자리를 비웠다. 이에 관객 없는 문화재 행사가 열리는 난감한 상황이 펼쳐졌다.

추념식 직후 헌화와 분향을 하려던 유족들도 문화재 행사에 막혀 제단에 오르지 못했다. 이에 유족들이 대거 발길을 돌리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제주도는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추념식 의전·행사장 배치, 교통관리 계획, 추념식 사후행사, 4.3추념식 홍보 활성화 등에 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오영훈 도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추념식은 4.3을 전 국민과 함께 기억하며 희생자와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함”이라며 “행사장 질서 유지와 안전대책에도 철저히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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