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세월호 제주기억관 ‘하나의 움직임이 큰 기적을’

설레는 마음들을 가득 안고 목적지 제주를 향하던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지 10년, 대형 해양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얼굴을 마주한다.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세월호제주기억관 10주기 준비위원회는 오는 23일 오후 2시 세월호제주기억관에서 ‘하나의 움직임이 큰 기적을’ 유가족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번 간담회는 오는 4월 16일인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추진된다.

300명 넘는 인명피해가 발생한 54년 전 제주 남영호 참사와 세월호 참사, 닮은 듯한 두 해양참사 유가족들이 안타까운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청소년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리다.

1970년 12월 14일 서귀포항을 출발해 부산을 향하던 남영호는 15일 새벽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정원초과, 화물 과적으로 참사는 예견됐고 당시 326명이 숨을 거뒀다. 

당시 정부는 즉각적인 구조에 나서지 않았으며, 과적과 정원초과에 대한 진상조사는 물론 가해자 수사나 사법처리도 부실하게 이뤄졌다. 

46년 뒤인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는 인천항을 출발해 목적지 제주를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 사고로 304명이 희생됐으며,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시 단원고 학생들의 피해가 컸다. 

세월호-남영호 유가족 간담회 주최 측은 “침몰 12시간 동안 구조 신호에 응답하지 않은 남영호,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대로 된 구조가 이뤄지지 않은 세월호는 300명 넘게 희생된 대형 해양참사이자 구조 방기를 겪은 일란성 쌍둥이 참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가오는 4월 16일이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는다.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 누구도 침몰원인과 구조 방기에 대한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진상규명이 요원한 가운데 제주지역에서는 세월호참사 10주기 행사를 청소년들이 주축이 되어 준비 중”이라며 “청소년들이 첫 번째로 진행하는 사업은 쌍둥이 해양참사 남영호-세월호 참사 유가족 간담회”라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남영호 박상권 사무장 자녀인 참사 유가족 박연술 씨와 단원고 2학년 9반 진윤희 엄마인 김순길 세월호제주기억관장이 참사 당시 이야기를 청소년들에게 들려준다.

세월호제주기억관 10주기 준비위원회는 간담회 이후 같은 자리에서 10주기 프로젝트 ‘우리는 세월호를 노랑노랑해’ 준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근효 10주기 준비위원회 청소년 교육대장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대형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청소년들이 무엇을 알아야 할지, 어떤 교훈을 찾아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고자 한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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