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본사를 둔 국내 수제 맥주 1호 상장사 ‘제주맥주’가 자동차 수리 업체에 매각된다.

19일 주식회사 제주맥주는 공시를 통해 문혁기 대표이사와 최대 주주인 엠비에이치홀딩스의 주식 864만주를 주식회사 더블에이치엠에 전량 매각한다고 밝혔다.

거래 물량은 총 864만3480주, 양도금액은 101억5608만원이다. 1주당 매도 가격은 1175원으로 정해졌다. 이미 계약금 10억1560만원에 대한 지급이 이뤄졌다.

양도양수 계약이 마무리되면 더블에이치엠은 지분율 14.79%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된다. 더블에이치엠은 서울 성동구에 본사를 둔 자동차 수리 및 부품유통기업으로 알려졌다.

제주맥주는 5월 8일 본사가 위치한 제주시 한림읍 금능농공단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원 변경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갑작스런 회사 매각은 경영 악화가 원인이다. 공시자료를 보면 제주맥주는 지난해 1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때 5000원을 오르내리던 주가는 오늘 1100원까지 떨어졌다.

제주맥주는 문 대표가 ‘제주만의 새로운 맥주 탄생’을 목표로 2015년 설립한 회사다. 이듬해 블루클린 브루어리와 손잡고 수입맥주 유통 사업을 먼저 시작했다.

이후 금능농공단지에 양조장을 신축하고 2017년 제주위트에일을 시작으로 제주펠롱에일, 제주라거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2021년에는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반면 맥주 제조 업체 난립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경영 악화가 이어졌다. 인재 채용과 운영자금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누적 손실이 쌓여갔다.

더블에이치엠은 향후 1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 대금을 충당하기로 했다. 이후에도 경영권을 유지하지만 최대주주는 증자에 참여한 지와이투자조합으로 바뀐다.

제주에서는 2013년 제주도개발공사가 수제 맥주 사업에 뛰어들어 제스피를 판매한 바 있다. 출시 2년만인 2015년 정부가 민간 이양을 권고하면서 2018년 전라북도 업체에 매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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