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영업중단 후 덩그러니
950억 매각 불발 투자자 민사소송

지난 40년간 제주 원도심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던 제주칼(KAL)호텔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송사까지 휩싸이면서 당분간 매각 재추진도 어려워졌다.

21일 한진그룹 산하 한진칼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종속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칼호텔을 매각예정자산에서 유형자산으로 재분류했다고 밝혔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적자가 쌓이자 2022년 4월 제주칼호텔 영업을 중단했다. 그해 8월에는 이사회를 열어 제주칼호텔의 건물 및 토지 매각을 결정했다.

매수자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인 제주드림피에프브이(PFV)다. 이 업체는 기존 호텔을 헐어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을 계획했다. 양측이 합의한 매매대금은 950억원이다.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가 터졌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담보대출이 막히고 시공능력이 높은 시공사의 연대보증을 요구하면서 투자금을 제때 확보하지 못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납부일을 연장하며 매각 의지를 보였다. 이후 잔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2023년 7월 계약이 최종 결렬됐다.

제주드림피에프브이는 이에 맞서 계약금 95억원을 돌려 달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칼호텔네트워크를 상대로 계약금 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소송 여파로 재매각 절차는 전면 중단됐다. 그사이 칼호텔네트워크는 제주칼호텔 관리비로 매달 6000만원씩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주칼호텔 영업중단과 여행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7억원 상당이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사업보고서에서 “비수익 사업인 제주칼호텔의 영업을 중단하고 서귀포칼호텔과 그랜드하얏트인천의 영업 역량에 집중해 수익성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칼호텔은 1974년 제주시 이도1동 현재 자리에 들어섰다. 부지는 1만2525㎡, 연면적은 3만8661㎡ 수준이다. 지하 2층, 지상 19층 규모로 당시 제주 최고층 건물이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