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5일 제주북초 한국어학급 수업 공개 행사...“빠르게 적응해 자존감 키우길”

제주북초 한국어학급 수업 모습.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제주북초 한국어학급 수업 모습.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한국어 잘 배워서 친구들과 함께 놀이 많이 하고 싶어요.”

아직 완전한 문장으로 대답하기는 꽤 어렵지만, 학교에 잘 적응하며 즐겁게 지내고 싶다는 마음은 분명했다. 제주북초등학교(제주북초) 한국어학급 풍경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올해부터 아라초등학교와 제주북초 두 곳에 한국어학급을 운영한다. 한국어학급은 한국어 활용을 어려워 하는 다문화 학생들의 한국어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신규 교육과정이다. 제주북초는 25일 한국어학급 수업을 언론에 공개했다.

제주북초 한국어학급 수업을 받는 학생은 모두 6명이다. 부모 출신국은 중국, 러시아, 베트남, 인도까지 4개국이다. 학년은 4학년이 3명, 3학년이 2명, 1학년이 1명이다. 제주북초는 국어, 사회 교과수업 시간마다 한국어학급으로 옮겨 수업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수업 시간은 한 주를 기준으로 총 6시간이다.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 주부터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했으며, 각자 수준을 고려해 일정에 맞게 한국어학급에 참여한다.

이날 오전 한국어학급 수업은 단어 그림 카드를 사용해 '보다', '듣다', '알다' 같은 일상 속 활동 단어를 배웠다. 카드 빨리 집기 놀이, 학생 한 명이 앞으로 나와 마주보는 다른 학생 몸짓을 보고 단어를 맞추는 놀이, 글씨와 그림을 선으로 잇기, 단어 퍼즐 안에서 문장 완성하기 등 수업은 비교적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레 한글을 배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직 한글이 낯선 저학년은 교사가 옆에서 지도하면서 진행을 도왔다. 

한국어학급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한국어학급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단어 카드를 통해 한글을 배우고 있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단어 카드를 통해 한글을 배우고 있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몸으로 말해요 놀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몸으로 말해요 놀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다른 학년들이 모이다보니 때로는 의견이 부딪치지만 서로를 챙기고 도와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국어 단어를 각자 언어로 어떻게 부르는지 의견을 나누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인도 부모와 함께 사는 4학년생 A군은 한국어 수업에 계속 오고 싶냐는 질문에 곧바로 “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국어학급에서 친구들과 놀이 수업이 재미있다. 수업하면서 한국어 잘 배워서 친구들과 함께 놀이를 많이 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어학급을 담당하는 양수아 교사는 “이곳에서 학생들은 한글 창제 원리를 바탕으로 한 한글 교육, 일상생활과 학교생활에 필요한 필수 어휘 교육, 의사소통 교육을 중점적으로 배우고하고 있다. 한국 문화와 익숙해질 수 있는 문화 교육과 본국어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한 이중 언어 교육도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래 학급에 있을 때는 아이들도 많고 워낙 빠르게 한국어를 쓰다보니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는 적은 인원에 기본적으로 천천히 가르쳐주고, 필요하면 1대 1로 알려주니 아이들이 보다 쉽게 이해한다”며 “한국어를 배우면서 즐거워하고, 동시에 한국어학급에 오는 것도 좋아한다. 방과 후에는 꼭 한국어학급에 들려서 인사 남기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강조했다. 

몸으로 단어 맞추기 수업 모습.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몸으로 단어 맞추기 수업 모습.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저학년 학생은 교사가 도와주며 수업을 진행한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저학년 학생은 교사가 도와주며 수업을 진행한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한글 쓰기 수업.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한글 쓰기 수업.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한글 쓰기 수업.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한글 쓰기 수업.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이날은 특별히 김광수 교육감이 참석해 수업을 참관하면서 짧게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입을 크게 벌려서 말하기를 강조한 김광수 교육감은 “한국어를 포함한 두 가지 언어를 잘 배우길 바란다”는 소감을 남겼다.

제주북초 관계자는 “학교 인근 지역에는 외국인 가정이 많다. 짧게 찾아오는 수업 보다는 학교에 상주하는 인력과 구조가 필요하다고 교육청에 요구한 바 있다”면서 “예멘 난민 가정들이 제주북초에서 배우며 무사히 졸업한 사례도 있어, 한국어학급 학생들을 포함한 다문화 학생들이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어학급을 통해 다문화 학생들이 보다 빠르게 적응하면서 자존감을 가진 학생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김광수 교육감도 수업에 짧게 참여했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이날 김광수 교육감도 수업에 짧게 참여했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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