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언론 간담회 “타 지역은 오히려 일반고로 전환, 공약 쉽지 않다” 
학교 급식 인력은 “보수 개선 연구 중”, IB는 “대입 바뀌면서 희망적”

27일 간담회를 진행하는 김광수 교육감. / 사진=제주도교육청
27일 간담회를 진행하는 김광수 교육감. / 사진=제주도교육청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이 예술고, 체육고 도입에 대해 기존 학교를 전환·개편하는 방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예·체능고를 별도 설립하겠다는 공약과 비교하면 후퇴한 모양새다.

김광수 교육감은 27일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가진 언론 간담회에서 “용역으로 타 지역 사례를 살펴보니 오히려 예술고, 체육고가 일반고로 전환하는 판국이다. 일반고 안에서 예체능을 배우면서 일반 공부도 하는 경우도 꽤 된다. 그래서 뜨끔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애월고는 미술특목과, 함덕고는 음악과, 남녕고는 체육중점학급을 일부 운영하고 있다. 

김광수 교육감은 “애월고는 미술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 수업하는 반의 정체성이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함덕고는 연극, 영화, 무용 등 다른 예술까지 포함해 학교에서 전환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본다. (전환 규모는) 소폭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학교 세우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전환만 생각하고 있다. 올해 안에 결정해야 한다. 토론회, 공청회 같은 절차도 가질 것이다. 전환도 만만치 않다. 역시 공약이 쉽지 않는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미술 특화인 애월고, 음악 특화인 함덕고 이외에 학교를 추가로 늘리지 않고, 예술 장르 역시 음악-미술에서 더 확대하지 않는 최소화된 규모에 힘을 실었다.

체육고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예술과 체육을 합쳐서 접근하면 균형도 맞고 시설 활용도 좋겠다 싶어서 예·체능 학교로 그림을 그렸는데 생각처럼 안됐다. 용역을 해보니 체육중학교도 필요하고, 타 지역은 체육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다만, 남녕고에서는 체육중점학급을 빼가도 좋다는 입장이어서 다른 지역 학교를 체제 개편하는 식으로 체육고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광수 교육감 당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예술-체육 중-고등학교 신설' / 사진=중앙선관위
김광수 교육감 당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예술-체육 중-고등학교 신설' / 사진=중앙선관위

김광수 교육감은 2022년 후보 당시 일반고와 예·체능학급을 분리해 예술·체육고등학교를 신설하겠고 공약했다. 심지어 예체능 중학교까지 새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부지로는 탐라교육원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방안도 언급했다.

당시 상대 후보였던 이석문 전 교육감은 기존 방식인 ‘일반고 안에서 예체능 운영’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결국 김광수 교육감은 공약 대신 기존 방식을 따라가는 셈이다. 

한편, 김광수 교육감은 최근 설립계획을 승인한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 애서튼’의 학비가 NLCS JEJU 같은 현재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처음 아라초와 제주북초에 도입한 한국어학급은 향후 동부, 서부, 서귀포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학교 급식을 담당할 조리사, 조리실무사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1년 가운데 방학 기간은 보수가 지급되지 않고 있는데, 12달 모두 보수를 지급하는 방안을 현재 담당 부서가 연구 중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기 까지는 어떻게든 학교에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IB 학교 운영에 대해서는 “최근 제주대 김일환 총장이 사대부중, 사대부고의 IB 학교 추진에 대해 물어보길래 동의했다. 고등학교는 학급 전체를 IB로 운영하는 ‘제주형(표선고)’이 아닌 일부 학급만 도입하는 ‘대구형’이 개인적으로 바람직해보인다고 조언했다. 결정은 대학에서 할 것이다. 다만 사대부중과 사대부고가 IB를 도입하면 제주 공립학교처럼 지원을 해야하는지, 제주대 사정도 넉넉하지가 않아 다소 난감한 상황이다. 똑같은 제주도 아이들인데 시스템 상으로는 국립학교이기 때문”이라면서 “수능 대신 학생부 전형으로 대입을 정하는 기류가 점차 보이고 있어 IB가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제주에서 유일한 IB 고등학교인 표선고에는 다른 고등학교보다 예산을 더 많이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제주도교육감은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교육감-언론 간담회를 가지고, 교육 현안에 대해 수시로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27일 열린 김광수 교육감 언론 간담회. / 사진=제주도교육청
27일 열린 김광수 교육감 언론 간담회. / 사진=제주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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