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선거 뛰는 후보들에게 바란다 “도덕성, 효능감, 지역 밀착”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제주시 아라동을 후보들은 저마다 이름 알리기에 나서면서 적임자를 강조, 지역 현안을 풀어낼 다양한 정책을 내세웠다. 

본격 선거운동이 선거기간 개시일인 28일부터 시작되면서 동네 곳곳 유세차량이 등장하고 마이크 앰프 소리에 담긴 후보들의 목소리가 울려펴지는 가운데 주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제주의소리]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와 같은 날 치러지는 제주도의회의원 보궐선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유권자들의 생각을 묻기 위해 주민들을 만났다. 

지난 2022년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제주시 아라동을 선거구 확정 선거인수는 전체 인구수 1만6131명 대비 77.5%인 1만 2508명이었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보궐선거 선거인명부는 29일 중 확정되며, 4명의 후보는 유권자 표심 잡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지난 2022년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제주시 아라동을 선거구 확정 선거인수는 전체 인구수 1만6131명 대비 77.5%인 1만 2508명이었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보궐선거 선거인명부는 29일 중 확정되며, 4명의 후보는 유권자 표심 잡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주민들은 ‘도덕성’과 ‘효능감’을 강조했다. 이번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이유가 현역 도의원이 물의를 일으켜 사퇴하면서 벌어졌기 때문에 도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었다. 

또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 교통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인사를 건네는 뻔한 모습보다는 꾸준히 성실하게 지역에서 얼굴을 비치며 활동할 수 있는 후보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내고 있는 첨단과학단지 주민 40대 신수호(가명) 씨는 “이번엔 지역 현안을 근본부터 해결해 줄 후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오간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건 단순 명료하다. 학교 설립, 제설, 개발사업에 따른 환경 공해 최소화”라고 밝혔다.

아라동을 선거구에 필요한 후보의 자질에 대해 물으니 ‘도덕성’을 꼽았다. 물의를 빚어 사퇴한 도의원 때문에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만큼 지역 현안을 해결할 능력 있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도덕성을 갖춘 후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2027년 개교 목표 초중등 통합학교 설립과 겨울철 폭설 대비 제설을 강조했다. 등교를 위해 학생들이 정류장에 줄지어 기다리거나 버스가 가득 차 탑승하지 못 하는 일도 이따금 생긴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먼저 보내기 위해 출근하는 주민들이 양보하는 경우도 있는 데다 부모들은 퇴근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리러 가기 위해 일부러 자녀를 학원에 보내 시간을 맞추고 있어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사교육비도 늘어나는 문제도 발생한다고 했다.

겨울철 폭설과 관련해서는 적절한 제설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염수살수장치를 확충했지만, 이번 폭설 때 염수가 떨어져 중단되고 곧바로 충전도 안 됐다는 것. 또 전 지역 폭설 때는 제설차가 배치되지 않아 개인 트랙터가 동원되는 등 지자체 문제를 주민들이 떠안아야만 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우리 지역에 실제로 살면서 오래전부터 주민들과 소통하는 후보를 관심있게 보고 있다. 꾸준함과 성실성 때문”이라며 “지난 몇 달간 아침마다 초등학교 앞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선거철에만 반짝하는 후보들과는 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아라동을 선거구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2번 국민의힘 김태현, 7번 진보당 양영수, 8번 무소속 임기숙, 9번 무소속 강민숙 후보(기호순). ⓒ제주의소리
제주시 아라동을 선거구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2번 국민의힘 김태현, 7번 진보당 양영수, 8번 무소속 임기숙, 9번 무소속 강민숙 후보(기호순). ⓒ제주의소리

첨단과학단지 내 아파트 경로회장을 맡은 문창보(85) 어르신은 “우리 동네 실정을 잘 파악해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특히 눈이 올 때면 교통이 불편한데 문제를 잘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의견을 냈다.

이어 “아라동에 오래 살면서 실정을 잘 아는 후보여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첨단단지 내 아파트 노인들이 한데 모여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단지 내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고 있는 만큼 지금 시설을 활용해 노인들이 하나 될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어르신 대상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강사를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라2동 금천마을에 거주하는 20대 청년 이주한(가명) 씨는 “딱히 정치에 관심이 없어 후보가 누군지 정확하게 모르겠다”고 말하면서도 “교통이 불편하다. 버스가 많이 다닐 수 있도록 노선을 개편해줬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월두마을 주민이라고 밝힌 50대 최경희(가명) 씨는 “도의원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다. 하는 일이 뭔지도 잘 모르겠다”며 “선거 때만 몸을 굽히지 말고 평상시에도 관심을 갖고 지역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월두마을 인근 도로가 좁은 데다 한 줄 주차로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보인다. 이런 문제도 해결해줬으면 한다”며 “산책 다닐 때 울퉁불퉁하거나 경사진 채로 보행로를 포장해버려 눈이 오면 미끄러져 다칠 위험이 크다. 공사를 할 때부터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때만 관심갖지 말고 평상시에도 주민 불편사항을 살피면서 좀 개선해줬으면 좋겠다”며 “의원들이 주민 의견을 잘 보고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거창한 약속, 선거철에만 반짝하는 내뱉기식 정책은 필요 없다는 주민들이다. 후보들이 주민과 소통하며 지역 현안을 풀어낼 사람이 필요하다는 뜻을 받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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