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 교과목 신설

김일환 제주대학교 총장(사진 왼쪽)이 29일 서귀포시 하효동 쇠소깍 인근에서 생명공학과 1학년 서시현 학생(오른쪽)에게 알찬 대학생활을 보내는 법을 조언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일환 제주대학교 총장(사진 왼쪽)이 29일 서귀포시 하효동 쇠소깍 인근에서 생명공학과 1학년 서시현 학생(오른쪽)에게 알찬 대학생활을 보내는 법을 조언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총장님도 F 학점 받아본 적 있으세요?” “교수님의 자신감 비결은 뭔가요?”

29일 오전 서귀포시 하효동 쇠소깍. 제주대학교 김일환 총장과 교수 일동,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인생 멘토’ 명패를 목에 걸고 새내기 대학생들을 불러모았다.

강단이 아닌 제주 올레길 위에서 멘토들을 마주한 학생들은 이런저런 고민을 털어놓으며 그들의 지혜를 배우고 응원을 얻었다.

제주대 교육혁신처 미래교육과와 교수학습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4학년도 1학기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이 첫 여정을 시작했다.

지난 22일 오리엔테이션에 이어 이날 진행된 수업에서는 학생과 멘토 등 30여 명이 함께 올레6코스를 걸으며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역사를 경험하고 고민과 어려움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만큼은 총장, 교수 직함을 떼고 선배로 길 위에 나선 멘토들은 저마다 학창 시절 이야기부터 취업하기까지의 과정, 세계여행했던 경험을 진솔하게 소개하며 학생들을 북돋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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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29일 오전 서귀포시 하효동 올레6코스 시작점에서 올레길 리본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토목공학과 1학년 권순혁 학생은 정승달 교무처장에게 “요즘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며 “말도 조리있게 잘하고 항상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이는 비결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정 교무처장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젊었을 땐 말하는 것도 굉장히 수줍어하고 내성적이었는데, 스스로 그런 모습을 탈피하고자 노력했다”며 “어떤 상황에 닥쳤을 때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신경 쓰지 않고 무작정 부딪혀 봤다. 점점 성격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자신감도 붙었다”고 답했다.

또 정 교무처장은 “대학 생활에서 공부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잘 즐기고 잘 노는 것’”이라며 “놀 줄 아는 학생이 공부도 잘하기 마련이다. 뒤돌아봤을 때 힘들었던 기억이 있더라도 마냥 즐거웠던 학창 시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대 교육혁신처 미래교육과와 교수학습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4학년도 1학기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이 29일 오전 서귀포시 하효동 쇠소깍에서 첫 여정을 시작했다. ⓒ제주의소리
제주대 교육혁신처 미래교육과와 교수학습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4학년도 1학기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이 29일 오전 서귀포시 하효동 쇠소깍에서 첫 여정을 시작했다. ⓒ제주의소리
제주대 교육혁신처 미래교육과와 교수학습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4학년도 1학기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이 29일 오전 서귀포시 하효동 쇠소깍에서 첫 여정을 시작했다. ⓒ제주의소리
제주대 교육혁신처 미래교육과와 교수학습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4학년도 1학기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이 29일 오전 서귀포시 하효동 쇠소깍에서 첫 여정을 시작했다. ⓒ제주의소리

생명공학과 1학년 서시현 학생은 김일환 총장에게 대학생활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꿀팁’을 물었다.

김 총장은 “다시 대학생 1학년으로 돌아간다면 미친 듯이 놀고,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전 세계 곳곳을 누빌 것”이라며 “고등학생까지 공부에 구속된 삶을 살다가 대학에 온 만큼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펼쳐봐야 한다”고 웃어보였다.

또 “공부라는 건 간절함이 있어야 할 수 있다. 전 세계를 돌아보며 시야와 사고의 범주를 넓혀 성취하고자 하는 것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열심히 놀아보라’고 한참을 조언하던 김 총장은 한 가지 당부를 전했다.

그는 “오늘은 어른들이 멘토지만, 앞으로는 이 교과목을 수강한 학생들이 멘토가 돼서 위로가 필요한 친구들의 손을 잡고 올레길을 걸으며 아픔을 공유하고 고민을 들어주며 밝은 에너지를 확산시켜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주대 교육혁신처 미래교육과와 교수학습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4학년도 1학기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이 29일 오전 서귀포시 하효동 쇠소깍에서 첫 여정을 시작했다. ⓒ제주의소리
제주대 교육혁신처 미래교육과와 교수학습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4학년도 1학기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이 29일 오전 서귀포시 하효동 쇠소깍에서 첫 여정을 시작했다. ⓒ제주의소리

한편,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은 수강생들이 멘토들과 함께 올레길을 걸으며 진로와 학업을 설계할 수 있도록 올해 처음 개설된 교과다. 총장과 주요 보직자를 포함한 학내·외 인사들이 멘토로 참여하며 학기 중 수강생들과 함께 제주올레길을 완주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제주올레길을 만든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제주의 미래를 끌어나갈 청년들이 올레길을 걸으며 공부로 지친 마음을 회복하고 살아있는 제주의 향토 문화, 지질, 역사를 보고 느끼며 장래를 그려나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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