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촛불대행진, 제주2천여 촛불민심 “민주주의 승리”외쳐연도 시민과 차량서 격려 이어져...제주의소리 전국 생방송

▲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제주시민들ⓒ제주의소리
거대한 촛불행렬이 용트림했다. 촛불의 끝을 가늠키 어려웠다. 100만 국민 촛불대행진이 열린 10일 밤 제주지역에서도 남녀노소를 불문한 제주도민 2000여명이 참여해 촛불행렬을 이어갔다.

6.10항쟁 21주년을 기해 벌어진 이날 제주지역 촛불대행진은 흥겨운 풍물 길트기를 통해 오후 7시30분 제주시청 일대에서 길놀이 형식으로 막을 열고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촛불문화제 서두에서 고 이병렬열사의 숭고한 희생에 대한 묵념을 올리며 님의 넋을 기리기도 했다.

이후 촛불문화제는 잇단 자유발언과 프로마술사 강신 씨의 마술공연, 노래패 공연 등으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은 흥겨운 축제마당이 됐다. 촛불문화제가 무르익어가면서 도민들의 참여는 기하급수로 늘어나 제주시청 앞 인도와 왕복 6차선 도로 중 3차선을 촛불인파로 가득 메우는 감동을 연출했다. 주최측이 마련한 촛불 1500개가 행사 시작 30여분 만에 동이나 추가로 양초를 구입하느라 행사팀의 발길이 바빠지기도 했다.

이날 본격적인 촛불 가두행렬은 밤9시 10분께 시작됐다. 행렬에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은 다양했다. 어린이와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 교복입은 청소년, 퇴근 직후 참여한 듯 넥타이를 맨 셀러리맨들, 대학생, 주부에 이르기까지 끝을 모르고 이어졌다.

이날 촛불행렬은 한마디로 예측불허였다. 당초 촛불행렬은 제주시청앞을 지나 광양로터리~중앙로~탑동광장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광양로터리에서 행렬 선두는 갑자기 동부경찰서로 방향을 틀었다. 제주동부경찰서 앞에 도착한 도민들은 도로에 앉아 약10여분간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최근 서울에서의 촛불문화제 폭력진압을 강력히 규탄했다.

동부경찰서 정문 앞에서 10여분간 연좌농성을 벌인 시민들은 다시 행렬을 정비하고 인제사거리에서 일도지구 방면인 남쪽으로 향했다. 역시 행렬은 흐트러지지 않고 더욱 탄탄한 대오를 갖추며 연삼로 제주은행 사거리를 향해 이어갔다.

수학여행온 여고생들도 숙소인 호텔을 나와 연두에서 행렬을 향해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응원했다. 미처 행렬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도 행렬을 향해 박수를 보내며 지지를 표했고, 촛불행렬로 길게 정체된 차량들의 운전자들도 불편함을 감수한 채 촛불행렬에 참가한 시민들을 격려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촛불행렬이 무려 1시간 30분 넘게 중소기업센터와 구 세무서 사거리를 지나 제주시청 앞 어울림마당 까지 돌아오는 동안 시민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았다.

정리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다시 한 번 자유발언으로 미친소 수입 재협상과 이명박 정권심판을 외쳤다. 한 여대생이 짧고 명료한 발언을 내뱉었다. “오늘 6월10일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생일입니다. 다같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생일을 축하합시다”

다시 초등학교 여학생이 마이크를 잡았다. “경찰아저씨들이 사람들을 폭력으로 때리는 장면을 텔레비전에서 봤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대통령이 됐으면 합니다”고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일침을 가했다.

어느 노동자도 자유발언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우리는 100만이 넘는 대한민국의 주주입니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종업원이 아니라 당당한 대한민국 이명박 정부의 주주입니다. 우리의 권리를 당당히 찾읍시다” 이처럼 촛불대행진 참가자들은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을 이명박 정부를 향해 이날 정확히 전달했다.

늦은 밤까지 계속된 이날 100만 촛불대행진 제주지역 촛불문화제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대한민국의 주권운동이 되길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 속에 자정 가까이가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한편, 제주의 소리는 이날 오후6시부터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밤11시40분까지 5시간 40분 동안 인터넷을 통해 제주지역 촛불문화제를 전국에 생중계로 내보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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