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도민과 호흡 못하는 정당, 어디 그게 정당인가....

이런저런 자동차들이 있다. 대형이 한 대 있고, 중형과 소형이 각 두 대씩 있다.

대형 자동차는 외형도 근사하고 카인테리어도 썩 잘 갖추어져 있고, 두 대의 중형 중 한 대는 외형은 근사하긴 한데 카인테리어가 부실하며, 또 다른 한대의 중형은 메이커의 브랜드가 훌륭한데도 외형이나 카인테리어가 그저 그렇다. 그리고 두 대의 소형은 모두 클락션 기능이 만만치 않을 뿐 그 이외의 것은 볼품이 없다.

그런데, 이 다섯 대의 자동차에는 공통점이 있다. 자동차의 원천적 기능인 엔진이 부실하거나 아예 없는 것이다. 그러니 다섯 대의 자동차가 제대로 운행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필자가 글의 서두부터 자동차 얘기를 꺼내는 것은 제주의 정당들을 자동차에 비유하기 위해서다. 한 대의 대형 자동차는 집권여당의 제주도당을 비유하는 것이고, 두 대의 자동차는 제1야당과 제2야당의 제주도당을 비유하는 것이며, 두 대의 소형은 5석 3석의 국회의원을 가진 군소정당 제주도당을 비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의 엔진을 정당의 정책에 비유하는 것이다.

무릇, 정당은 정책이 그 존재의 가치이며 원천적 기능일 것이다. 지방정당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 제주의 정당들은 어떠한가?

제주의 정당에는 정책이 없다. 위에서 비유한데로 자동차에 엔진이 없는 것과 같다. 엔진 없는 자동차야 바퀴는 성하니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밀고 끌면 굴러가기는(운행되기는) 한다.

그러나 정책이 없는 정당은 운행 자체가 되질 않는다. 정책으로 도민들의 의사를 대변하며 자기당의 지지를 호소하고, 정책으로 도정의 잘잘못을 따져야 하는데 정책이 없으니 정당으로써의 행보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제주의 정당에 정책이 숫제 없는 것은 아니다. 마치 명절이나 제사 때만 꺼내 놓는 병풍처럼 선거 때만 내놓는다. 제사 명절 때의 병풍은 미리 준비하여 잘 간수하고 있다가 꺼내 놓기나 하는데, 제주의 정당들은 정책을 선거가 코앞에 다다라야 부랴부랴 내놓는다. 그것도 병풍은 명절 제사가 끝나면 잘 보관이라도 하는데, 정당들의 정책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나 몰라라 내팽개쳐 버린다.

제주의 정당들은 이러한 점에 대하여 자책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자책하지 않으니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이며, 부끄러워하지 않으니 선거 때만 되면 도민에게 표를 달라고 당당하게 부르짖을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자신들에게 정책 없음을 자책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은 그들 스스로 지방정당의 정체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즉, 제주의 정당들이 제주사회 발전을 위하여 어떠한 기능을 해야 하고, 제주사회 구성원 일원으로써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

지방정당은 정책을 보유하고 그 기능을 발현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역주민과 같은 숨결의 호흡을 할 수 있고, 고민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

자유선진당 제주도당 대변인 정경호 ⓒ제주의소리
최근 항공사들이 유류할증제를 제주기점 노선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민에 있어서 항공은 연륙(連陸)의 절대적 교통수단이어서 항공요금의 인상(유류할증료 적용)은 바로 제주의 서민경제를 압박할 것이다. 그리고 제주관광 비용증가로 작용, 관광객 감소를 불러와 제주경제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제주도민들은 가쁜 숨결의 호흡을 하며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도, 제주의 정당들은 이에 대하여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정책을 갖고 있지 못한 그들이 도민과 같은 숨결의 호흡을 하지 못하고, 고민을 공유하지 못하는 까닭일 것이다. /  자유선진당 제주도당 대변인 정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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