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영화제를 만나다(3)] 조여래 감독의 '누가 해변에서 함부로 불꽃놀이를 하는가' 김혜원 감독의 '에덴'

# 누가 해변에서 함부로 불꽃놀이를 하는가
감독 조여래 / 2007 / 35min / HD / color

* 상영 섹션 : 가족의 발견
* 상영 일시 : 8월 23일(토) 오후 5시

# 시놉시스

복어에는 말이다. 사람을 죽이는 독이 들어 있다.

그래서 넌, 오늘 밤 자면 죽는다. 학교 수련회를 무단으로 불참한 열 살배기 복래에게 특별 지시가 떨어졌다.

왠지 복래는, 오늘 밤 아버지에게 많을 걸 묻고 싶다.

   
# ‘당신과 함께라면 복어도 두렵지 않아요’

복래는 어머니 없이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초등학생 남자아이로 어느 날 수련회를 말없이 가지 않아 아버지는 담임선생님에게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이에 아버지는 복래와 복어요리를 먹고 복어에는 독이 들어있어 오늘 밤 자고나면 죽는다고 잔뜩 겁을 준다. 물론 아버지는 어른이니 괜찮다면서 말이다. 지레 겁을 먹은 복래에게 이는 하나의 수련 과정이라 한다.

그날 밤 아버지와 복래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캐묻는 복래에게 아버지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복래가 해변에서 불꽃놀이(?)를 하다 태어났다는 등 진실인지 거짓인지 아리송한 이야기 투성이지만 말이다.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가 아버지가 어머니를 만나던 때, 즉 아주 ‘촌스럽던’ 시절로 돌아간다. 이야기의 재미는 여기에 있다. 뻔한 구성이지만 복고적인 재미와 로맨스가 결합하여 유쾌하고 즐거운 웃음을 안겨준다.

특히 유머로 가득한 아버지와 엉뚱하고 귀여운 매력이 돋보이는 아들의 연기는 영화를 더욱더 코믹하게 만들고 기분 좋은 웃음을 짓게 한다.

   
과거속의 그는 해변에서 유치한 수법으로 그녀에게 작업을 걸고, 마음을 전하기 위해 손수 편지도 쓰지만 그녀의 오빠에게 ‘문장이 안된다’며 타박만 받는다. 그렇지만 그의 진심이 통해 그녀와 사랑의 결실을 이룬다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러브스토리가 복태에게는 아직 이해하기 어렵기만 하다.

이렇게 하룻밤이 뚝딱 가버리고 어느새 복래는 잠에 빠진다. 아버지의 말대로 과연 수련 과정을 잘 해내온 것일까.

세상에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긍정적인 마음과 더불어 함께할 가족이 있다면 그만큼 위안이 되는 게 또 있을까. 가족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존재감만으로도 가장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

"당신과 함께라면 복어도 두렵지 않아요."

# 에덴
감독 김혜원 / 2008 / 3min 45sec / Digi-beta / color

* 상영 섹션 : 비열한 거리 1
* 상영 일시 : 8월 24일(일) 오후 8시

# 시놉시스

평화로운 자연에 나타난 인간은 눈앞의 동물들을 잔혹하게 죽여 나가고 그것들로 몸을 치장한다.

그리고 결국 사람들끼리도...

   
# ‘인간의 이기심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인간의 잔악무도함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4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동안 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벌거벗은 인간이 평화로운 자연을 벗 삼아 달린다. 아름다운 숲속을 뛰어 다니며 순수해 보이기까지 한 이 헐벗은 인간은 이내 돌변하고 만다. 눈앞에 있는 동물을 닥치는 대로 학살해 자신의 몸에 이리저리 치장한다. ‘살아있는’ 동물들은 곧 모피코트가 되고, 목도리가 되고 구두가 되는 등 인간의 ‘죽어있는’ 장신구가 되어버린다.

인간의 손에 의해 생명이 있던 ‘그것’들이 무차별적으로 학살되어 인간의 몸을 감싸는 하나의 익숙한 도구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가 일상에서 일삼는 이런 치장들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잔인한 짓인지에 대해 극단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를 통해 보여준다. 또한 아름다운 자연의 배경은 살생을 일삼는 피범벅의 인간을 더 잔인하고 극악한 존재로 부각시켜 준다.

끝없는 욕심과 허영심에 인간은 심지어 같은 인간까지 해하고 오로지 자신의 욕심만을 채우기에 급급하다. 물론 극단적인 이야기이지만 무차별적인 동물학살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실상에서 벌어지는 일이며, 이런 인간이 얼마나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존재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제주영화제 프로그래밍팀장 한송이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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