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현장중계] 화려한 개막식, '세계의 축제' 시작되다

[베이징올림픽 특별취재팀]
 
현장 : 박현숙 홍현진 박상익 박선민 이점숙 유창재 박상규 기자
사진 : 남소연 기자    동영상 : 문경미 기자
총괄 : 김경년 기자

▲ 냐오차오를 밝힌 화려한 불꽃, 베이징올림픽의 개막을 알리다! 8일 저녁 중국 베이징 궈자티위창 북문 앞 ⓒ 문경미
 

▲ 중국 선수단이 등장하자 환호하고 있는 왕푸징 거리의 중국인들.  ⓒ 홍현진   
▲ 중국인들의 흥분된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외국인들.  ⓒ 홍현진
 
[7신 : 9일 새벽 5시 50분(한국시간)]
 
한국 선수단 입장에 '조용'... 악플보다 무서운게 무플?   

▲ 야오밍이 등장하자 갑자기 웃통을 벗어던진 '열혈팬' 썽하이시앙. ⓒ 홍현진
선수단이 입장할 때의 현지 반응은 각 나라에 대한 중국인의 감정을 그대로 반영하는 듯했다.
 
"올림픽 개막식에 불참하겠다"고 말한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한 분노 때문일까. 카르푸 불매운동은 잠잠해 졌지만 프랑스에 대한 악감정은 여전했다. 프랑스 선수단이 입장하자 중국인들은 일제히 '우우우'라며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일본에 대한 야유보다는 강도가 덜했지만 말이다.
 
반면, 미국 선수단이 들어오자 과거에 비해 한층 좋아진 양국의 관계를 반영이라도 하듯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전광판에는 부시대통령 부부의 얼굴이 두 번이나 비쳐졌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환호가 끝나자 곧이어 "쭝궈 짜이요"라는 함성이 다시 시작되었다.
 
드디어 한국 선수단의 입장. 최근 SBS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리허설 장면을 보도한 것 때문에 혹시나 야유가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라 했던가. 한국 선수단이 나오자 몇몇의 한국인 유학생들이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친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전광판에도 한국선수단은 아주 잠깐 비쳐졌을 뿐이다. 한국인 유학생들 얼굴에는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잠시 후, 북한 선수단이 나오자 한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보다는 큰 환호가 나왔다. 그러나 '혈맹국가' 치고는 그리 크지 않은 호응이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하이라이트 중국 선수단 입장. 붉은 색 선수복을 입은 야오밍이 오성홍기를 들고 들어오자 광장은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 중국인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함께 목이 터져라 "쭝궈 짜이요(중국 파이팅)" "쭝궈 삐셩(중국 필승)"을 외쳤다. 그들의 손에도, 하늘에도 오성홍기가 휘날렸다.
 
야오밍을 열렬히 응원하던 썽하이시앙(22)은 "올림픽 보려고 푸지엔성에서 무려 21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왔지만 올림픽에 대한 기대는 이 모든 것을 감수할 만큼 아주 가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곧이어 후진타오 주석이 개회선언을 하자 분위기는 한층 더 고조돼, 개막식이 끝난 후에도 함성은 줄어들 줄 몰랐다.
 
왕푸징 거리를 떠나는 길에 천안문광장에서는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색색의 불꽃이 베이징 하늘을 물들인다. 순간 공안들에 막혀 있던 사람들이 불꽃을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도로로 쏟아져 나왔다. 많은 시민들이 달려오자 경찰들도 제지를 포기했다.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경찰까지 보였다. 시민들도, 관광객도 연신 터지는 불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8일 저녁 주경기장인 궈자티위창에서 개막을 알리는 폭죽이 터지며 밤 하늘을 물들이고 있다.  ⓒ 남소연 

[6신 - 주경기장 : 9일 새벽 1시 20분(한국 시간)]
 
화려한 불꽃놀이... 주변 거리는 통제탓 한산

 
냐오차오는 새둥지가 아니라 '요새'였다. 공안의 완벽에 가까운 통제가 일반인들의 경기장 접근을 막았다. 
 
경기장 주변 도로는 차량 통제가 이뤄져 한산했다. 경기장 주변에서 통제를 하고 있는 경찰에 따르면 "개막식 동안에 인근에 택시와 버스 통행이 금지됐다"며 "경기장 주변에 있는 버스는 선수단과 올림픽 행사 관련자들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경기장 주변에는 올림픽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경기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거리에 앉아 간간이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을 구경하기 위해 앉아 있었다.
 
올림픽 행사자들을 싣고 온 버스 운전기사인 순야린(52)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올림픽을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하지만 출연 배우들을 태우고 와서 개막식이 성대히 이뤄지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개막식 리허설을 방송한 SBS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그는 "취재 경쟁이 심해 1분 1초라도 먼저 보도하고 싶은 것은 이해한다"며 "그러나 처음에는 (한국의 SBS에서 대해) 상당히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막식은 개막식때 보여줘야 하는 것이 맞다"며 "(SBS가) 기자 윤리를 지키지 못한 것을 이제는 이해하고 용서했다. 반한 감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장 주변에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었지만, 통제로 인해 도움을 줘야할 사람들이 없어 좀 한가한 듯했다.
 
냐오차오 북문 근처에서 만난 중화여자대학 영어과 학생 황신(19)과 자오밍웨이(조명원·19)는 "큰 국제 행사가 베이징에서 열린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여러 국가에서 선수단과 응원단이 와서 체육을 매개체로 하나가 되는 문화행사에 자원 봉사자로 참여하게 돼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이들은 "올림픽을 통해 더 많이, 자세히 중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중국인들은 많은 준비를 했고,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찰이 경기장에 접근하는 일반인들을 심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이들은 "안전을 위해서는 당연하고 그럴 수밖에 없다"며 "수많은 사람들을 통제하는 것은 어쩔 수 없으니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들은 '올림픽이 끝난 후 중국은 어떨지'에 대한 물음에 "낙관적"이라고 단정했다. 이어 "외국인들이 올림픽을 통해 중국에 대해 갖고 있는 고정관념 몇가지, 즉 교통이 불편하다든가 공기가 안 좋은 것 등이 있는데, 이번에 개선하도록 상당한 노력을 했다"며 "그래도 약간은 공기가 안 좋아 불편함을 느낄 텐데 이런 불편함을 개선한다면 더 많이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경기장 통제선 밖에서 운행 중인 한 택시기사는 "사람들이 경기장 통제로 접근을 못하니 오히려 다른 때보다 돈을 더 벌어 좋다"며 "개막식 방송은 집에 가서 재방송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를 직접 보고 싶지만 표를 구하지 못했고, 아침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다 보니 시간도 없다"면서 "가족들과 TV를 통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 박상익   
▲ 베이징의 번화가 왕푸징 거리에 수 만명의 시민들이 운집해, 올림픽 개막식 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 박상익
  
[5신 - 도심 거리 : 새벽 12시 20분]
 
베이징 번화가 왕푸징 수만명 운집 개막식 중계 시청
 
개막식 각 국가 선들들이 입장하고 있는 가운데 베이징의 번화가인 왕푸징에는 수만명의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공안에 따르면 이곳에 최고 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올림픽 개막식을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모였기 때문에 공안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해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공안은 사람들이 모인 주변에 출입 통제선을 치고 사람들의 움직임을 일정부분 제한하고 있다.
 
시민들이 한껏 올림픽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을 때 그 와중에도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 왕푸징의 한 젊은 보안인 천웨이(18)는 보안 업무를 본지 5개월 된 새내기다. 그는 "올림픽이 순조롭게 끝났으면 바라지만 그보다 더 빨리 올림픽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이 고되고 야근이 많아 힘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불만 등은 드러내지 않았다.
   
▲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8일 저녁 주경기장인 궈자티위창에서 개막공연을 마친 중국인들이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어보이고 있다.  ⓒ 남소연  
▲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8일 저녁 주경기장인 궈자티위창에서 공안 경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 남소연 

중국인들은 오성홍기를 흔들며 '쭝궈 짜이요!'를 외치고 있으며 각국 관광객들도 오성홍기를 흔들거나 자국의 국기를 흔들며 함께 응원하고 있다.
 
충칭에서 온 웨이광롱(52)는 "가족들과 함께 베이징에서 올림픽을 관람하기 위해 회사에는 보름 동안 휴가를 내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회에는 (중국이) 32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번에는 다섯개 정도 더 땄으면 좋겠다"고 중국 대표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탁구와 농구, 다이빙 등이 유망 종목이라며, 류시앙을 중국 선수단의 최대 기대주로 꼽았다.
 
이들은 한 상점 건물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보면서 각국의 입장 행렬을 지켜보고 있다.
 
사람들은 각 나라 선수단이 들어올 때 약간씩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 등 서방 국가들이 입장할 때는 뜨거운 환영을 보내는 반면, 일본과 프랑스가 입장할 때는 야유를 보내며 올림픽 개막 전 미묘했던 국가감정을 응원전으로 표현했다.
 
아직 한국은 입장을 하지 않은 상태이며 SBS의 개막식 리허설 보도 파문으로 인해 중국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칭화대 연수생인 김경수씨(25)는 한국인 밀집지역인 오도구에 가지 않고 왕푸징에서 응원을 하고 있었다. 그는 "세계인의 축제이니 세계인과 함께 하고 싶어서 왕푸징으로 왔다"고 말했다.   
  
▲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8일 저녁 주경기장인 궈자티위창에서 개막을 알리는 폭죽이 터지며 밤 하늘을 물들이고 있다.  ⓒ 남소연   
▲ 천안문 광장에서 터지는 폭죽을 보기위해 기다리는 중국인.  ⓒ 홍현진   
▲ 8일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주경기장 궈자티위창 부근에 일반인들의 접근을 제한한 가운데 공안 경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도열해 있다.  ⓒ 남소연 

[4신 - 도심 거리 : 8일 밤 10시 45분]
 
중심가로 못가게 하는 경찰... 시민 "이해 해야", 외국인 "이해 못하겠다"

 
베이징의 중심 천안문에서 불과 한 정거장 떨어져있는 번화가 왕푸징 역에 내리자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왕푸징 중심가에 있는 커다란 전광판에서 올림픽 개막식을 생중계하기 때문.
 
지하통로를 통해 맞은편에 있는 베이징 호텔 방향으로 가려 하자 경찰들이 막고 서 있다. 경찰에게 물어보니 "위에서 막으라고 했다, 왜 그런지는 모른다, 돌아가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많은 사람들이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에는 차도 사람도 거의 다니지 않았다. 천안문으로 들고 나는 도로는 모두 봉쇄해놓은 상황. 대학생 콩렌은 "경찰이 오후 5~6시부터 도로를 막기 시작했다, 아마도 내일 새벽 쯤에나 열 것이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짱후이는 "아무래도 안전을 위해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불만은 없다"고 말했다. 4~5명 정도의 중국인들을 더 인터뷰 했으나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짱후이씨와 비슷한 말을 했다.
 
하지만 한 외국인은 "반대편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어떻게 가야하는 지 모르겠다, 어떻게 가는지 아느냐?"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개막식이 시작된 상황. 주위에는 외국인들에게 길을 안내해 줄 자원봉사자들도 없었다.
 
두 블록 정도 더 걸어가자, 또 다른 지하통로가 나와 맞은편으로 갈 수 있었다. 그 곳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천안문 광장에서 터지는 폭죽을 보기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천안문 광장 쪽으로는 진입하는 길은 경찰들이 모두 막고 서 있었다.
 
뉴욕에서 왔다는 한 언론인은 "왜 이렇게 길을 다 막아 놓았는지 모르겠다"며 어리둥절해 하는 반면, 중국인들은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3신 - 주경기장 : 8일 저녁 9시 15분]
 
화려한 개막 폭죽... 경기장 밖 취재 경쟁 치열
 
개막식이 열리기 직전인 저녁 8시 45분 현재(한국시간) 냐오차오 주변에 어둠이 깔리면서 불빛이 들어오고 있다. 냐오차오 아랫 부분은 중국인들이 전통적으로 좋아하는 붉은빛이고, 윗부분은 황금빛이다.
 
취재팀은 냐오차오 경기장 서문 부근부터 남쪽 펜스를 따라 동문을 거쳐 북문 쪽까지 걸었다. 여기까지 걸어오는데 대략 1시간 30분 가량 걸렸다. 펜스 곳곳에는 취재진들이 카메라를 설치했으며, 본격적인 냐오차오 경기장 담기에 들어갔다.
 
현재 북문 쪽에는 색깔이 변하는 서치라이트 불빛으로 어둠을 비추고 있으며, 불빛이 들어오는 6개의 마름모 모양의 방송전송탑이 경기장 밖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저녁 7시 56분 폭죽이 터지면서 냐오차오 윗부분의 색깔이 황금빛에서 청록색으로 바뀌면서 개막식의 시작을 알렸다.
 
저녁 8시 정각 화려한 불꽃과 함께 개막식이 시작됐다. 다시 냐오차오의 윗부분은 황금색으로 변했다.
 
한편, 경기장 주변에서 각국 취재진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이색적인 취재를 하는 기자들의 모습을 서로 담아가는 모습도 보였다.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거리에 앉아 기사를 작성하는 <오마이뉴스> 취재팀도 외국 취재진들의 취재대상이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는 인터넷 미디어로서, 온라인으로 현장에서 기사를 송고하고 있다는 설명이, 아직은 그들에게 낯선지 고개를 갸우뚱하기만 했다.
 
또 현장리포트를 하는 취재진에게도 시선이 쏠렸다. 라틴아메리카 쪽 방송국의 여성 리포터가 주목을 받았는데, 마이크를 잡고 있는 보조자의 재미있는 캐릭터 소품이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의 취재진이 멋진 화면을 담기 위해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2신 - 주경기장 : 8일 저녁 7시 55분]

점점 강도 높아지는 공안 통제... '냐오차오'에 접근 어려워   
  

▲ 8일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주경기장 궈자티위창 상공 위를 헬기 한대가 돌며 경계하고 있다.  ⓒ 남소연  
▲ 8일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주경기장 궈자티위창 입구에서 공안 경찰이 별도의 출입카드를 소지하지 않은 취재진 및 각국 응원단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남소연 
  
8일 오후 6시 30분 현재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냐오차오 주변은 공안과 경찰이 통제를 하고 있고, 입장권을 소지한 사람만 접근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새둥지를 형상화한 올림픽 주경기장 밖에서 '백년 만의 꿈'이 이뤄지는 현장을 같이 하기 위해 많은 중국인들과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외국인, 취재가 막힌 취재진이 경기장 주변을 돌고 있다. 

경기장 하늘에는 계속해서 헬리콥터 1대가 날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 온 방송, 카메라 기자들은 좋은 화면을 담기 위해 장소를 찾고 있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면서 경기장 주변 통제는 심해지고 있다. 

선수단 관계자 등 경기장 펜스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ID카드를 발급받은 사람들은 줄지어 속속들이 경기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오후 6시 50분 현재 경기장 동쪽 출입구 쪽으로 귀빈 차량이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들어오고 있다.

각국 기자들로 북적이는 BIMC 현장  
▲ 세계 각국에서 온 기자들이 BIMC에서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 박상익 

중국 현지시각 8일 오후 6시 30분 현재 구로우 외곽대로에 위치한 베이징국제미디어센터(Beijing International Media Center) 기자실은 올림픽 개막식 취재를 준비하는 각국 기자들의 움직임으로 활발하다. 

이곳 BIMC는 MPC(Main Press Center), IBC(International Broadcasting Center)와 더불어 베이징올림픽 3대 취재지원기관이다. 2개의 기자실 안에는 중국어,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100여대의 컴퓨터와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기자실 안의 기자들은 자국에 기사를 작성, 전송하고 취재준비를 하는데 여념이 없다. 이들은 모두 곧 벌어질 올림픽 개막식 행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올림픽 개막식 현장 분위기와 베이징 현지 분위기를 전세계에 타전하고 있다.

29번째 열리는 올림픽대회 중에서 도쿄올림픽, 서울올림픽에 이어 세 번째로 아시아에서 열리는 큰 행사이기 때문에 외국 기자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 일본 <닛칸스포츠> 야마구치 기자.  ⓒ 박상익
일본의 스포츠 일간지 '닛칸스포츠'에서 취재를 나온 야마구치 아키라 기자 또한 취재 준비를 하면서도 올림픽 분위기에 들떠 있었다. 그는 "일본 또한 올림픽 열기에 휩싸여 있기 때문에 닛칸스포츠는 베이징에 90명의 기자단을 파견했다"고 말했다.

야마구치 기자는 "중국이 큰 성장을 했기 때문에 올림픽 경기를 훌륭히 치러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의 스포츠가 대단하지만 미국은 최강자의 자리를 지켜왔다"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종합 1위를 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일본은 여러 종목에서 한국과 대결할 예정이지만 그 중 가장 관심을 끄는 내용이 바로 야구 종목이다. 야마구치 기자는 일본이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것인가란 질문에 "미국은 메이저리거들이 불참하고 마이너리거들이 대회에 참석했기 때문에 금메달은 힘들 것이며, 쿠바와 일본이 금메달을 놓고 경쟁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 야구대표팀에 대해 한국은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바라고 있다고 전하자 그는 "한국은 동메달은물론 금메달까지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강팀"이라고 한국야구를 높게 평가했다. 또한 한국-일본전에 선발투수로 거론되고 있는 다르빗슈에 대해서는 "젊으면서 강한 공을 뿌리는 좋은 투수"라고 평가했다.

  
▲ 베이징 지하철에서 자원봉사 하는 리우얼웨이(왼쪽)와 두 '애국' 남성.  ⓒ 홍현진  

[1신 - 베이징 지하철 : 8일 오후 7시 10분(한국시간)]

오늘은 기다리던 개막식의 날... 비는 내리지 않을 듯

인류 최대의 제전이자 중국의 '백년의 꿈'이라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이 이제 두 시간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오늘 낮 최고 기온은 섭씨 32도로 평소 수준이었지만 끈끈한 습기와 목을 따갑게 하는 공해로 상쾌한 기분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베이징 기상당국은 어제 개막식 직전에 약간의 소나기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으나, 비가 오지 않았고 곧 올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개막식 도중에 비가 내리는 낭패는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국 현지 시간 8일 오후 4시 경, 왕징서역에서 오도구역까지 가기 위해 지하철 13호선을 탔다. 올림픽 개막식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있었지만 지하철 안은 대체로 한산해, 예상했던 '흥분과 기대'는 느끼기는 어려웠다.  
  

▲ 지하철 출구를 막아선 경찰들.  ⓒ 홍현진 

지하철 안에는 베이징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원봉사자 복장에 '치안유지' 빨간 완장을 팔에 두른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빨간 완장을 두르고 있었지만 베이징 시내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공안들과 같은 위압적은 느낌은 없었다. 대부분이 평범한 대학생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 리우얼웨이(22) 역시 앳된 모습이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리우얼웨이는 "지하철 승객들 물품 중에 위험한 물건이 있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우얼웨이 이외에도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빨간 완장을 두르고 있어서 '총 몇 명이 타고 있느냐'고 물으니 "지하철 한 대마다 3명이 함께 탄다"고 답했다.

리우얼웨이는 "이러한 활동은 지난 7월 21일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 발생한 버스폭탄테러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혹시 이번 올림픽에서 테러가 일어날까봐 불안하거나 걱정되지는 않느냐"고 물었다. 리우얼웨이는 고개를 저으며 "베이징은 안전하니까 걱정없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지하철을 타고 계속 가고 있는데, 빨간 티셔츠를 똑같이 맞춰 입은 중년 남성 두 명이 함께 탑승했다. 둘의 티셔츠를 자세히 살펴보니 앞 면 왼쪽에는 오성홍기가 오른쪽에는 아디다스 마크와 함께 올림픽 엠블러가 박혀 있고, 뒷면에는 크게 차이나(China)라고 적혀있었다. 그들은 "올림픽을 맞이해서 함께 티셔츠를 샀다"고 말했다. '둘이 친구 사이냐'고 물어보니, "중학교 동창"이란다.

한 눈에 보기에도 '애국의 포스'가 느껴져 '개막식에 가냐'고 물어보니, '쭝궈 짜이요'라고 적힌 띠를 이마에 두른 남성이 손에 들고 있는 올림픽 티켓을 보여준다. 그는 "지난 6월에 인터넷을 통해 티켓을 구입했다. 가격은 800위안(약 12만원) 정도 했다"면서 "올림픽을 보기 위해 신장에서부터 왔다"고 말했다.

덧붙여 "앞으로 15일까지 중국에 머무르면서 올림픽도 보고 여행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이미 올림픽 경기 티켓도 구입했단다. 자신을 베이징대 물리학과 교수라고 밝힌 다른 한 남성은 개막식에는 가지 않는단다. 두 사람은 이름 밝히기를 꺼려했다.

이들에게 베이징 올림픽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두 사람 모두 "다들 열심히 잘 해서 아무 사고없이 올림픽을 치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SK텔레콤 T로밍이 공동 후원하는 '2008 베이징올림픽 특별취재팀' 기사입니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 제휴기사 입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