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영화제를 만나다(7)] 장형윤 감독의 이종필 감독의

무림일검의 사생활
감독 장형윤 / 2007 / 29min / 35mm / color
 
* 상영 섹션 : 사랑은 나의 힘 1
* 상영 일시 : 8월 23일(토) 오전 11시

# 시놉시스
그 남자의 이름은 진영영, 보검 청랑검의 주인이자, 강호 최고의 고수, 사람들은 그를 무림 제일검이라고 부른다. 진영영은 수 많은 고수를 물리 쳤지만 어느 날 엄청난 강적을 만나 죽고 만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진영영은 현대에 커피 자판기로 환생해 버린다.
그리고 분식집에서 일하는 혜미를 만난다. 혜미는 분식집 앞의 자판기인 진영영의 물과 커피를 넣어주고 있다. 점점 진영영의 마음은 혜미에게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진영영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자객이 습격해 온다.

   
# ‘커피 자판기라도 괜찮아!’
과거 무림의 고수가 현대에 커피 자판기로 환생을 하다니, 이 황당한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무림 제일검이라 불리우는 진영영은 강적과의 대결을 끝으로 죽으며 다음생애에는 단단한 강철로 태어나길 희망한다. 그의 바람대로 강철로 태어나기는 했으나 황당하게도 커피 자판기이다. 커피 자판기로 태어났어도 그는 여전히 적들이 노리는 무림 제일검 진영영이다.

그는 우연히 만난 혜미와 가까워지면서 그녀를 좋아하게 되고 그들의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 계속하여 적들이 진영영에게 도전해오고 심지어 혜미까지 노린다. 자판기가 되었다 무림의 고수가 되었다 그는 혜미를 항상 지켜주고 싶어 한다.

이렇게 귀여운 소재와 시원한 액션으로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하면서도 영화는 이야기의 중심을 놓지 않는다. 늘 싸워야하는 무림의 고수 진영영은 마치 무한한 경쟁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과 같고, 분식집에서 일을 하는 혜미 역시 자신의 미래와 생계를 걱정하는 우리들의 모습과도 같다. 강호들이 넘쳐나고 거듭되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는 현대인의 외로움을 판타지 속에서 현심감 있게 잘 그려내고 있다.   

   
애니메이션만의 독특한 상상력과 판타지가 십분 발휘된 작품으로 재치 넘치고 귀여운 요소가 가득한 무협액션 로맨틱코미디 애니메이션 <무림일검 사생활>을 보고나면 깜짝 놀랄 것이다.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장편애니메이션에 결코 뒤지지 않는 매력과 재미가 똘똘 뭉쳐있다. 재기발랄한 독립애니메이션의 진가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2007 서울독립영화제 우수상, 2008 미장센단편영화제 관객상, 2008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한국단편특별상과 단편부문 관객상을 수상하며 이미 독립영화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불을 지펴라 
감독 이종필 / 2007 / 30min / HD / color
 
* 상영 섹션 : 비열한 거리 1
* 상영 일시 : 8월 24일(일) 오후 8시

# 시놉시스
록음악(내지는 짐모리슨)을 동경하는 북한 소년 리경록이 기타 하나 메고 탈북하여 대한민국에 오다.

   
# ‘너의 열정을 불 태워라’
기타를 치는 소년이 있다. 그런데 영화의 도입부에서 배경이 되는 곳은 소년의 방으로 보아하니, 이 곳은 북한이다. 이 소년의 이름은 ‘리경록’, ‘로그막’(록음악)을 동경하는 평범한 남자아이이다. 사회적으로 많은 제약이 있는 북한에서 그는 단지 음악과 자유를 찾아 기타 하나 달랑 들고 남한으로 넘어오게 된다.   

그러나 이 소년을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록음악과 짐 모리슨을 동경하는 꿈 많은 소년이 아니라 그냥 ‘탈북자’일 뿐이다. 그가 생각했던 자유란 것은 찾아볼 수가 없고 하고 싶은 ‘로그막’을 할 수 있는 곳도 존재하지 않았다.

자유의 땅을 찾아 왔지만 ‘탈북자’라는 꼬리표는 그를 항상 따라다니고 한국 사회에서 그를 평범한 사람으로 받아들여 주는 곳을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와 같다. 이 사회와 부딪치는 그의 열정은 자꾸만 튀어 오른다. 꿈을 갖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순수한가. 노래하고 싶은 소년의 모습을 통해 영화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어렵지 않게 풀어내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차가운 겨울 바다를 등지고 온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그의 뜨거운 열정은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다른 사회에 속해있다고 한들 꿈을 향한 청춘의 열정이 어디 다르겠는가. 꿈꾸고 방황하는 그의 모습위로 짐 모리슨의 음성이 들려온다. ‘이것은 끝이 아니다’라고. 그에게 어디를 가더라도 꿋꿋하게 살아가라고 덩달아 응원하고 싶어진다. /제주영화제 프로그래밍팀장 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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