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제14호인 ‘허벅장’에게 지원해온 지원금이 부풀려 지원됐고, 부풀려진 지원금 중 상당액이 다시 제주자치도 문화재 공무원들에게 비자금으로 상납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큰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검찰의 내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사실여부 및 비자금의 사용처가 밝혀질 경우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같은 주장은 ‘허벅장’ 신창현 옹의 전수조교인 강 모씨가 최근 제주도 문화재행정에 대한 비리건으로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진정을 내면서 불거져 나왔다.

강 씨측에 의하면 제주도가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허벅장 문화재 전승시연 지원금으로 시연 행사 때마다 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일회당 200만원 정도의 정상규모 지원금에 수백만 원씩 더 보태어 지급(계좌입금)했다가 나머지 차액을 도로 되찾아 갔다는 것. 어떤 경우에는 최고 900만원까지 입금이 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측은 “처음부터 제주도에서 지원금을 보내면서 지원금이 정상액보다 추가로 더 가고 있으니 그 차액은 시연행사 후 현금으로 돌려달라고 해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시연행사때마다 나머지 돈을 담당 공무원인 K씨를 통해 만원짜리로 찾아다  도에 줬다”고 폭로했다.

도 무형문화재 제14호 허벅장 신창현 옹의 지원금을 관리해온 전수조교 강 모씨는 최근 이런 내용으로 국민고충처리위에 진정을 제출하자, 검찰도 내사에 들어가 강 씨 등 관련자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제주자치도의 문화재 담당 공무원인 K씨는 이 문제가 불거지자 휴가를 내고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상태다.

문화재 행정 업무를 맡고 있는 제주자치도 문화정책과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 “업무를 맡기 전의 일이고 과거의 일이라 잘 모르겠고, 사실확인을 거쳐야 할 문제인데 현재 담당 공무원도 휴가 중이라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관련 공무원들이 이미 며칠 전부터 신창현 옹을 비롯한 전수조교 강 모씨를 여러 차례 만나는 등 이번 사건의 진화를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비자금 사용처와 관련, 이 분야를 잘 아는 모 인사는 “아마 수법이나 금액 규모로 봐서 이 비자금은 전형적인 예산 편법운용 수법으로 중앙부처 공무원들에 대한 각종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허벅장 전수자들의 내부 분란과 갈등과정에서 표출됐다. 허벅장 신창현 옹과 전수조교 강 모씨는 대정읍 소재 제주도예촌에서 계속 전승활동을 하고 있고, 또 다른 전수조교 H씨 등 나머지 전수생들은 내부갈등으로 도예촌을 나와 다른 곳에 공방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무형문화재 지정해지는 물론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사법처리가 예상되고 있어 이번 지원금 부풀리기 수법에 의한 비자금 상납 사건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