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 25일 제주서 총회…4.3 정명회복·해군기지 철회 촉구 '제주 평화 선언문' 채택

"하늘의 놀라운 은총인 제주도가 자연과 생명이 숨쉬는 참다운 생명평화의 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주4.3의 추가 진상규명과 역사적 정명회복이 이루어지고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제주해군기지 건설계획이 철회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

▲ 한국기독교장로회는 25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제93회 총회'를 개최하고 4.3정명회복과 해군기지 철회를 촉구하는 '제주 평화 선언문'을 채택했다. ⓒ제주의소리 사진제공=대정읍 서림교회 송영섭 목사
제주4.3왜곡과 제주군사기지 추진 등의 문제로 요동치는 제주에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며 한국기독교장로회가 25일 제주 해비피호텔에서 총회를 갖고 폐회 예배에서 '제주 평화 선언문'을 채택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우리 한국오늘 제주선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제93회 총회를 평화의 섬제주에서 개최하게 됨을 기뻐하고 감격하면서 우리의 생명·평화 의지를 새롭게 다짐하고 더 나아가 세계평화의섬 제주가 그 이름에 합당하도록 명실상부한 평화의 섬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제주4.3에 대한 추가 진상규명·역사적 정명회복 ▲제주해군기지 건설계획 철회 ▲개발지상주의 지양 등을 선언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국가공권력에 의한 민간학살이라는 역사적 비극인 제주4.3은 반세기가 지나서야 겨우 특별법을 제정하고 진상규명의 첫발을 내디뎠고 이제 비로소 사건의 경과, 물질적 피해, 희생자 규모를 밝히는 미완의 진상조사보고서를 발표했을 뿐인데 아직도 사건의 성격을 나타내는 정명의 문제, 학살자가 누구였는지를 밝히는 추가진상규명의 문제를 비롯해 추가희생자 유해발굴, 4.3국가추념일 지정 등의 숱한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며 "국가는 4.3위원회를 더욱 강화하고 더 나아가 이 띵 제주가 진정한 생명·평화의 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조치와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해군기지 건설계획과 관련해 "무한 가능성의 땅인 제주는 자연과 역사를 바탕으로 평화의 교두보와 전진기지가 될 수도 있고 선택에 따라 제2의 양극체제로 나아가고 있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신냉전의 최전선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제주외항에 2011년을 완공목표로 크르주 전용부두가 건설되고 있는 마당에 굳이 경제성도 불투명한 대규모 민군복합 크루즈항을 지역주민 절대다수의 줄기찬 반대운동도 철저히 외면한 채 밀어붙이는 저의가 의심된다"며 "동서 냉전의 갈등이 이 땅 대한민국의 육지부에서는 한국전쟁으로, 제주에서는 4.3의 뼈아픈 역사로 점철됐던 통한의 기억을 되새기며 지금 제주 땅에서 시도디고 있는 새로운 냉전의 화약고의 위험을 떠안는 일련의 모든 군사기지 건설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지금 온 나라가 경제 지상주의와 개발 지상주의 홍역으로 어느 한 곳 예외 없이 난개발의 열품과 그 후폭풍을 동시에 맞고 있다"며 "제주도 예외가 아니어서 온갖 경제논리와 관광개발의 미명하에 대한민국의 진주요, 심장과 같은 이 땅 곳곳이 파헤쳐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의 자연과 생명은 제주답게 지키고 보전되어야만 한다"며 "제주도가 자연과 생명이 숨쉬는 참다운 생명·평화의 땅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천명했다.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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