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부경찰서, 제보전화 1통 받고 6개월 괴롭히던 절도단 체포

▲ 6개월간 제주를 비롯 20억원 가까이 훔친 원정절도단이 제주경찰에 검거됐다. 사진은 범행도구. ⓒ제주의소리
제주지역 사상 최대 20억대 원정절도단의 검거에는 한통의 전화 제보를 소홀히 하지않은 제주경찰의 수사의 결과였다. 

또한 원정절도단은 외제차와 양복을 입고, 사전에 치밀한 탐사를 통해 절도를 벌였고, 조폭과 같은 위계질서와 충성도를 갖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서부경찰서 문영근 형사과장은 30일 오전 11시 서부서 3층 회의실에서 고급주택가 귀금속 전문 원정절도단에 대한 수사 결과 브리핑을 했다.

원정절도단은 우두머리 김모씨(48.경북 안동시)를 비롯한 총 6명으로 구성돼 있었고, 올해 1월21일 형기를 마친 김씨가 교도소를 출소하자마자 절도단을 구성, 제주 19건 4억2245만원, 서울 61건 11억2416만원 부산.광주.대전.강원도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총 122회에 19억769만원을 털었다.

김씨는 절도 전과 15범으로 아파트와 빌라의 시정장치를 5초면 열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가스배관을 타고 20층까지 올라갈 수 있는 체력과 대담성을 보유한 전문 절도범인 것으로 확인됐다.

절도단은 김씨가 처분 금액의 50%를 갖고, 5-10%를 배분하고, 25%는 범행 전후 유흥비.숙박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범행에서 취득한 돈으로 아우디 외제차량과 고급 의류를 구입하는 등 돈많은 사업가 행세하고, 절도단의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필리핀 해외여행도 다녀왔다.

▲ 제주서부경찰서 문영근 형사과장ⓒ제주의소리
완벽하던 이들의 범행은 제소자 출신이 전화제보가 결정적인 단서가 돼 결국 체포됐다. 8월23일 서귀포 모 빌라 절도를 마친 절도단은 제주경마장에 갔고, 거기에서 "낮에 10년전 교도소에서 만났던 권모씨(49)가 외제 차량을 타고 일행과 있는 것을 보왔다"는 제보를 문승필 경장에게 했다.

문 경장은 순간적으로 유력용의자로 추정해 보고했고, 서부경찰서는 이날 밤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동종 도난사건 피해 3건에 대해 신고 접수를 받고, 이들을 유력 용의자로 파악해 형사들을 비상 소집하고, 숙박업소와 차량 발견에 주력했다.

8월24일 오전 9시경 공항과 항만 탐문 활동 중 오전 8시경에 목포로 떠난 선박에서 아우디 승용차 1대가 선적, 출항한 사실을 확인하고 배를 따라잡기 위해 수사진이 광주행 비행기로 급파했다.

또한 오후 1시30분경 제주공항에서 광주로 떠나려던 우두머리 김씨와 권씨를 발견, 아무런 증거도 확인하지 못한 채 불심검문으로 대기 조치시켰다.

다행히 목포항에서 해경의 공조를 받아 아우디 승용차에서 귀금속 등 장물 및 범행도구 일체를 확인하면서 김씨 등 절도단 일당을 긴급체포할 수 있었다.

6개월간 제주지역 및 전국에서 20억원 가까운 금품을 훔쳐 경찰을 괴롭히던 절도단이 불과 이틀만에 드라마틱하게 검거된 것이다.

문영근 형사과장은 "원정 절도단은 우두머리 김씨가 조직원들에게 '돈을 모아 사업을 차려주겠다'는 허황된 약속을 굳게 믿고 맹목적으로 추종했다"며 "검거된 후에도 우두머리의 지시에 따라 '부인'으로 일관하고, 심지어 유치장에서 김씨가 밥을 먹지 않으면 함께 먹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특히 문 과장은 "원정 절도단은 특별히 제주도와 연고가 없는데 출소 이후 가장 큰 금액(1억원)을 턴 곳이 제주여서 3번이나 온 것 같다"며 "이들은 6-9시 사이 초저녁에 불이 꺼진 고급 빌라와 주택을 상습적으로 털었고 그동안 단 한번도 주인과 마주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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