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금융포럼, 세계 첫 전문학술지 발간

▲ (사)제주금융포럼이 발간하는 역외금융에 대한 첫 학술전문지인 <역외금융연구>가 발간됐다. 고희범 제주금융포럼 회장이 지난 25일 발간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역외금융’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학술지가 제주출신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제주금융포럼(회장 고희범)에서 발간됐다.

‘금융(finance)'이 아닌 '역외금융(offshore finance)'에 관한 본격적인 학술적 연구는 선진국 학계에서도 최근 10여년에 불과한 상황에서 4년의 역사를 가진 제주금융포럼이 학술전문지를 펴냈다는 점에서 제주도가 추진해 나가고 있는 역외금융센터 설립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금융포럼이 발간한 학술지 명칭은 <역외금융연구>. 역외금융에 관한 학술지로는 세계에서 ‘최초’로 기록될 것이란 게 학술지 발간에 참여한 강철준 한국금융연수원 교수의 이야기다.

창간호에는 모두 4편의 초고 논문이 실렸다.

▲ 제주금융포럼이 펴낸 <역외금융연구> 학술지 ⓒ제주의소리
우리나라 출신으로 세계적인 금융학자인 박윤식 미 조지 워싱턴대 교수가 ‘Economic and Strategic Issues for Developing an International Financial Center in Korea'란 원고로 참여했다. 또 지난 2007년 4월 제주에서 열린 역외금융 국제세미나에도 참석한 바 있는 세계제일의 역외금융센터인 케이만군도의 폴 바이스(Paul Byles) 전 금융감독청장이 쓴 ’The Cayman Islands Story : How One of the World's Leading Offshore Centers Struck the Balance between Regulation and Commercial Success to Maintain its Competitive Edge'의 소중한 초고논문도 실려 최초의 역외금융 학술전문지인 ‘역외금융연구’에 무게를 보태줬다.

여기에 지난 10년 가까이 우리나라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 할 정도로 역외금융에 대해 학문적 깊이를 더해 온 제주대 박상수(경제학과) 교수의 ‘제주역외금융센터의 필요성과 추진전략’, 한국금융연수원 강철준 교수의 ‘제주국제금융센터의 최적모형 설계 방향’도 실렸다.

이 논문들은 세계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OECD를 중심으로 역외금융을 세계금융위기의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문제제기에 대한 국제금융센터, 특히 역외금융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올해 초 정부의 금융중심 선정에서 탈락한 이후 계속 추진되고 있는 제주역외금융센터와 관련해서도, ‘왜 지금 역외금융을 말하는 것인지’ ‘왜 제주가 역외금융을 할 적지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새로운 시야를 제시해 준다.

특히 OECD에서 세계 각국의 역외금융센터에 대해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조세피난처(tax haven)’와 ‘유해한 조세경쟁(harmful tax competition)'의 문제를 제주역외금융센터는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즉 ’투명한 제주역외금융센터‘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대안도 제시해 주고 있어 국제금융 또는 역외금융 관련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경제학자와 학계, 관련 기관은 물론, 이 분야에 관심있는 일반인들도 한번쯤은 읽어보면 좋을 법한 논문들이 수록돼 있다.

▲ 제주금융포럼을 이끌고 있는 주역들. 오른쪽부터 고희범 회장, 김세원 경제인문사회연구원 이사장, 강승추 예가람저툭은행장. ⓒ제주의소리
고희범 (사)제주금융포럼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역외금융연구> 발간기념식에서 “<역외금융연구>는 그 동안 진행돼 온 역외금융에 대한 논의를 정리하고, 앞으로 제주의 역외금융센터 설립에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물론, 세계 각 지역 역외금융 현장의 사례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모델과 바람직한 운영 방안 등을 제시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면서 “또한 해외의 역외금융 연구자 및 관련 종사자들과 국제금융의 발전방향에 대한 활발한 토론의 장을 여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최근 국제적인 금융위기 이후 역외금융센터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더욱 강화되는 추세인바, 과거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것은 오히려 역외금융센터들의 투명성을 높여 세계적으로 역외금융센터들의 발전을 더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역외금융센터 설립은 제주도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노력하고, 중앙정부가 열린 자세로 이 문제를 바라본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주금융포럼 고문이자 서울대 명예교수인 김세원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역사적으로 볼 때 1980년대 이후 국제금융시장의 발전은 역외금융을 중심적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대부분의 논의가 역외금융거래 또는 역외금융센터에 대한 긍정론과 부정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특히 흥미로운 사실은 치열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엄격한 이론적 분석이나 객관적 실증분석은 오랜 기간 미진한 채 방치돼 왔다”면서 “아직도 학술적으로 첨예한 논쟁이 거듭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천한 역사를 가진 (사)제주금융포럼이 학술지발간을 통해 이와 관련된 연구를 주도한다는 것은 대단히 과감하고도 창의적인 이니셔티브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역외금융연구>발간의 의미를 부여했다.

김 이사장은 그러면서도 “제주금융포럼이 비록 동북아시아에서 역외금융에 관한 연구를 주도하더라도 결코 그 대상을 제주지역 경제나 한국경제 발전에 국한시켜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역외금융연구> 학술지가 세계적인 학술지로 성정하기 위해서는 국내 학자뿐만 아니라, 외국학자들의 논문을 널리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해 나가야 하며, 국제금융업계 전문가들이 이 방면의 연구에 참여할 동기를 가지도록 여건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제주금융포럼과 <역외금융연구>의 시야를 전 지구촌으로 넓힐 것을 당부했다.

▲ 역외금융을 오래동안 연구해 온 중심인물인 강철준 한국금융연수원 교수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역외금융연구>는 세계최초의 역외금융 전문 학술지라는 점에서 한국연구재단(옛 한국학술진흥재단)에 학술지 등재를 신청해 놓고 있으며, 최소 연간 2회 발간할 예정이다.

한편 <역외금융연구>는 고동원(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강성진(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각각 편집위원장과 부편집위원장을 맡았다. 또 박상수(제주대 경제학과) 강철준(한구금융연수원) 박대근(한양대 경제금융학부) 안창남(강남대 세무회계과) 오규택(중앙대 경영학부) 조복현(한밭대 경상학부) 김태혁(부산대 경영학부) 교수, 그리고 폴 바이스(Focus corporate service & consulting) 이사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