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스마트그리드] (1) 세계는 탄소제로 도시 경쟁 중스마트그리드 ‘테스트베드’ 넘어 벤치마킹 모델도시로 개발

정부와 국가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주시 구좌읍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한발 더 나아가 ‘탄소제로’ 도시로 만들면 어떨까? 아니면 아예 제주국제자유개발센터가 건설하려는 선도프로젝트나, 제주시와 주택공사가 함께 하려는 제주시 무근성 일대 도심재개발사업을 처음부터 ‘탄소제로 도시’로 건설할 수는 없을까?

지금 전 세계가 에너지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탄소제로’ 도시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한국도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은 17일 ‘탄소제로 도시의 확산’ 보고서를 통해 세종시나 마곡지구, 무안 기업도시 등 계획도시들이 대부분 탄소제로도시를 표방하고 있으나 국가적 역량이 결집된 강력한 추진력은 발휘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시 등 극소수 프로젝트를 제외하곤 대부분 지자체 또는 개발주체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탄소제로 도시 구현에 필요한 개별 요소 기술이 부족할 뿐 아니라, 이들 기술을 통합해 최적안을 만들어 내는 종합 기획력이 특히 모자라다고 분석했다.

◆세계는 지금 경쟁적으로 ‘탄소제로’ 도시개발 삼성경제연구소는 “선진국은 주로 도심 재개발, 개도국이나 중동지역은 신도시 개발에서 탄소제로 도시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며 “지금 전 세계에서 ‘탄소제로’ 도시 프로젝트가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온실가스 80% 이상이 도시에서 발생하며, 특히 교통, 주택 등 도시생활관련 부문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43%를 차지하고 있어, 온난화 방지를 위해서는 탄소제로 도시로의 전환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산업주도권 강화를 위해 국가차원에서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2008년 아라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인근에 착공된 마스다르(Masdar) 프로젝트는 2016년까지 총 220억 달러를 투입해 인구 5만명 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탄소 쓰레기 화석연료 자동차가 없는 ‘4無 도시’를 추구하고 있다. 비록 사업 초기 단계이자, 이미 전 세계 탄소제로 도시개발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유수의 글로벌기업과 첨단기술이 이곳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GE나 MIT 신재생에너지 연구센터, 신재생에너지 국제기구인 IRENA를 유치했으며, 세계 글로벌 기업인 지멘스 GE 토탈 미쓰이 등을 마스다르 프로젝트 파트너로 끌어들여 들이는 등 마스다르를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조성해 이 분야의 ‘실리콘밸리’를 지향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 인근 빅토리아 내항에 위치한 옛 공업단지 부지를 탄소제로 복합단지로 재개발하는 ‘독사이드 그린(Dockside Green)’ 프로젝트도 현재 35%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우수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은 2050년까지 상하이 인근 총밍섬에 인구 50만명을 수용하는 탄소제도 신도시를 건설하는 ‘동탄(東灘)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전체 부지 40%는 도시로 개발하고, 나머지는 농업 및 에너지 생산기지로 활용하거나 습지상태를 유지하는 구상으로, 일반도시에 비해 에너지 사용 60^, 오폐수 폐출 88%, 그리고 폐기물은 83%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IT글로벌 경쟁력, 탄소제로도시 경쟁력 충분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나라가 탄소제로 도시를 구현할 종합기획력이 부족한 것 사실이지만, 한국 주력산업인 IT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신도시 개발 등을 통해 축적한 풍부한 사업경험 등을 감안할 경우 향후 탄소제로 도시시장을 선도할 잠재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IT는 에너지 효율화, 지능형 제어, 스마트그리드 등 탄소제로 구현을 위한 기반기술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신도시(세종시, 동탄2, 검단)와 기업도시, 서울 뉴타운 등 탄소제로 기술개발의 테스트베드역할을 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풍부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연구소는 정부가 탄소제로 고시개발을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는 호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형 탄소제로 도시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수출 상품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탄소제로 도시 확산과 체계적인 추진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세계 최초 최대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착수 삼성경제연구소는 탄소제로 도시 모델로 제주는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미 제주는 다른 도시에 비해 한발 성큼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는 이미 정부차원에서 탄소제로 도시의 핵심인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구축키로 하고, 지난 8월31일 구좌읍 일대에서 실증단지 착공식을 가졌다. 2013년까지 국비와 민간자본 1000억원 이상이 투입돼 구좌읍 일대를 세계 최대의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KIAST에서도 온라인전기자동차 핵심기술과 운영시스템을 이곳에서 개발할 예정이며, 모바일하버 실험도 제주에서 진행된다. 현대자동차에선 제주에서 수소연료자동차 운행 모니터링도 진행하는 등 탄소제로 도시 구축을 위한 준비가 차곡차곡 진행 중이다.

또 이명박 정부는 지난 2월 제1차 녹색성장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제주와 강원도를 ‘탄도제로 도시로 조성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확정한 상태다.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이 2013년에 마무리 되는 것과 맡물려 실증단지 뿐만 아니라, 향후 제주에서 건설될 프로젝트 중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추진하려는 선도프로젝트나, 제주시가 주택공사와 손잡하 개발하려는 제주시 구도심권 도심재생사업을 탄소제로 도시로 건설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가 실증단지라는 ‘데스트베드’ 차원을 넘어서 실제 탄소제로 도시 모델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전략적인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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