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제주시 2일 최 氏에 ‘용감한 어업인’ 감사패 수여

지난 달 육상 도로 위도 아닌 망망대해 바다 위서 뺑소니 사고가 일어났다. 3명이 숨지는 등 뺑소니 어선침몰 사고를 일으키고 도주하는 어선을 발 빠르게 신고한 용감한 어업인에 대해 제주시가 지난 2일 감사패를 수여했다.

▲ 제주시로부터 '용감한 어업인' 감사패를 수여받은 최장진 씨 ⓒ제주의소리
화제의 어업인은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최창진(50. 101경원호 선주) 씨다.  

제주시는 뺑소니 도주 사건이 될 뻔한 어선충돌(침몰)사고를 신속히 신고해 사체 조기인양과 가해어선 검거에 기여한 최창진 씨를 2일 열린 11월 제주시 직원정례조회에서 ‘용감한 어업인’으로 선정해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 사건은 지난 10월 21일 새벽 3시 45분경 비양도 북서방 2마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제2경진호(한림읍 협재리)를 여수선적 안강망어선 2012은혜호(113톤)가 들이받아 발생한 사고다.

한밤중 망망대해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현장 목격자의 신고 또는 제보가 없었다면 사건을 해결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는 사고였다. 침몰어선의 인양과 희생된 선원 찾기 등에 많은 시간과 인력투입이 불가피하고, 심지어 미제사건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최 씨의 신속한 신고로 사건해결이 신속하게 이뤄진 것.

2일 제주시로부터 ‘용감한 어업인’ 상을 받은 최 씨는 당시상황에 대해 “그날도 평소처럼 조업 중이었고 침몰된 사고어선(제2경진호)도 인근에서 집어등을 키고 조업을 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그 어선 부근으로 덩치 큰 어선(113톤급 안강만 어선)이 지나가다더니 갑자기 불을 끄고 방향을 급선회하는 것을 목격했다. 직감적으로 무슨 일이 발생했다고 판단했고 조업을 중단한 채 그쪽으로 급히 이동해봤더니 조업중이던 사고어선(제2경진호)이 침몰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 씨는 점점 멀어지는 뺑소니 선박을 보고 즉시 해경에 신고를 했고, 침몰어선 선원들을 찾아보기 위해 주위를 여러 차례 선회하며 살폈지만 선원들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단다.

▲ 2일 제주시는 최창진 씨에 '용감한 어업인' 감사패를 수여했다. 강택상 제주시장(오른쪽)이 최 씨에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최 씨는 또 “그날은 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해 사고 위험이 적었던 날인데 아마 가해 어선이 자동항법장치로 항해하며 주위를 소홀히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충돌이 일어났음을 알았을 것인데 침몰어선의 선원들을 구조하려하지 않고 불을 끄고 도주한 것은 정말 잘못한 일이다. 실수는 해도 잘못은 하지 말아야지, 어찌 그럴 수 있나”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강택상 시장도 이날 직원 훈시에서도 ‘용감한 어업인 최씨’의 사례를 강조하며, 사소한 일에도 관심과 애정을 가지면 문제해결은 이외로 쉬워지고, 동료 간의 정도 쌓아갈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에서 출생(1959년)한 최창진 씨는 어린 나이에 배를 타기 시작해 원앙어선 등 36년간 어선업을 해온 전문어업인이다. 강원도 산골소년이 바다와 함께 섬처럼 떠돌다 제주에 정착하게 된 것은 지난 1990년. 슬하에 자녀가 없는 그는 벌써 20년째 아내와 단 둘이 제주에서 어선업을 하며 소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아름다운 이웃사촌이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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