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범 전 한겨레 사장, "제주 변화를 도민과 설계할 것"

▲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 사장이 13일 '제주포럼 C' 창립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제주의소리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 사장이 김태환 도지사에 대해 "이명박 정권의 국론분열과 과거회귀적 행태를 빼다 박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고희범 전 사장은 13일 오후 2시 제주웰컴세너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포럼 C' 창립준비포럼 '제주민선시대 15년을 말한다' 토론회 인사말에서 이같이 말했다.

고 전 사장은 "제주 곳곳에서 벌어지는 공사현장을 보고, 외자를 유치했다는 소식도 듣고, 제주의 GDP가 상승한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제주도민들은 여전히 미래의 생활에 대해 걱정하고, 이런 식으로 앞으로도 먹고 살 수 있을까 불안해 한다"고 말했다.

고 전 사장은 "제주의 방식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려던 특별자치도의 원래 목적은 훼손되고, 도정의 책임자는 오히려 제왕적 도지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고, 주민들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도정에 반영되지 않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도 밀어붙이기식 행정은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 전 사장은 "합리적인 공론화나 민주적인 절차를 거치지도 않은 채 도민사회에서, 도의회에서 그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치 무엇엔가 쫓긴 듯 해군기지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4대강 밀어붙이기나 세종시 수정안 밀어붙이기, 언론장악을 위한 법 제도 밀어붙이기 등 이명박 정권의 국론 분열과 과거회기적 행태를 빼다 박은 도정을 목도하고 있다"고 김태환 지사에게 날을 세웠다.

고 전 사장은 "정책결정 과정마다 소통과 설득은 없고 선전만 있다"며 "그 결과로 한국 역사상 최초의 광역자치단체장 주민소환이라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고 전 사장은 "제주의 특산물인 감귤과 한라봉이 이미 다른 지역에서 재배돼 소비자의 손에 쥐어지고 있는 등 세상은 변하고 있다"며 "그런데 제주도정은 여전히 어떻게 비상품 감귤을 통제할 수 있을까하는 것만 고민하고 있다"고 비전없는 제주도를 질타했다.

고 전 사장은 "제주가 변해야 하고, 그 변화의 방향을 제주도민과 함께 설계하고 싶다"며 "정치적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경제적으로 자립적 풍요를 일구며, 시민사회는 화합을 통한 공생을 도모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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