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글로벌아카데미(35)] 김민영 왕호떡 회장

대학 강단에 서는 '호떡장수' 김민영 왕호떡 회장이 지난 13일 서귀포시글로벌아카데미를 찾았다.

김 회장은 12억을 주식으로 탕진하고 ‘호떡’으로 재기에 성공한 이색 경력을 가지고 있다. 개업 3년여만에 전국 체인점만도 115개를 소유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는 김 회장은 자신의 경영 방식을 ‘행복 경영’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행복경영이란 “돈이 얼마나 많은지는 중요치 않고 행복을 경영하는 것”이다.

▲ 김민영 왕호떡 회장은 손님을 즐겁게 하기 위한 많은 비법을 개발하고 있다. 마술, 유머, 노래, 이벤트 등. 그의 가게에 가면 항상 즐겁다. ⓒ제주의소리

김 회장은 강단에 서자마자 큰 절을 하고서는 뜬금없이 마술을 보여주겠다며 끼고 있던 흰생과 검정색 장감을 뭉치더니 줄무니 장갑으로 만들었다.

▲ 김민영 왕호떡 회장이 자신이 쓴 책 '12억의 맛을 보여드립니다'를 소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 회장은 “나는 호떡 장사하면서 호떡만 팔지 않는다. 서비스와 가치를 판다. 고객께 즐거움을 드린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데 지루할 수 있다. 그럴 때 마술하고 노래 부르고 퀴즈 내고 호떡 하나 더 주면 좋아한다. 오감을 주는 호떡장수다. 많은 이들은 호떡을 입이 아닌 눈으로 먼저 즐기더라.”라고 설명한다.

행복 오감 서비스는 곧 매출로 이어진다. “마술을 보여주다 손님이 하나 더 보여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면 내가 ‘마술 하나에 호떡 하나 더 드셔야합니다’하면 하나 더 먹겠다고 한다.”

그의 가게에 가면 즐겁다. 김 회장은 자신의 철학을 “똑같으려면 죽어버려라”라고 소개한다. 자신을 JQ 즉, 잔머리 아이큐 1000이라고 말하는 그는 대기업 회장에 부럽지 않는 ‘회장’이라는 호칭에 대해서도 “제가 아주 큰 가게를 갖고 있어요. 서울 남영동에 0.75평 가게입니다. 거기에 직원이 두 명 있습니다. 한 사람은 회장이고, 또 하나는 사장입니다. 종업원이 구워준 호떡보다 사장, 회장이 구워준 호떡이 더 맛있지 않겠어요?”라고 말한다.

▲ 김민영 회장이 고집하는 나비넥타이는 손님을 왕처럼 모시겠다는 각오를 드러낸다. ⓒ제주의소리

김 회장은 손님을 왕으로 모시기 위해 ‘나비 넥타이’를 고집할 정도로 손님 대접이 극진하다. 예를 들어, ‘김민영 왕호떡 가게’는 1년 내내 운영하는데 뜨거운 여름 땡볕 밑에서도 절대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트는 법이 없다. 호떡이 식기 때문이다.

또 손님을 즐겁게 하기 위해 스스로 즐거우려 노력한다. 김 회장은 “내가 즐거우면 다 즐겁다. 내가 즐겁지 않고 고객에게 즐거움 줄 수 없다. 집에 대형거울이 두 개 있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나는 스타가 돼 있다. 참 잘생겼다’ 등등의 칭찬을 한다. 거울은 대단하다. 내가 먼저 웃지 않으면 거울은 절대 먼저 웃어주지 않는다.”고 그의 지혜를 전한다.

하루 평균 200명이 다녀가는 호떡집에서 한 명당 8번씩 웃음을 주고, 혼자서도 1천여번 이상씩 혼자 웃는 연습을 한다는 김 회장은 스스럼 없이 “나는 고객을 위해 존재하지 나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 강연 내내 마술쇼가 펼쳐졌다. ⓒ제주의소리

▲ ⓒ제주의소리

그가 12억을 날리고서 한 때는 자살을 기도할 정도로 굴곡을 겪은 것은 그에게 엄청난 교훈이었다. “제가 모 공기업에서 일했는데 친구 권유로 주식을 했다 12억을 날렸습니다. 지금도 주식하고 계신분 있을 테지만 저는 미친짓이라고 생각합니다. 12억을 잃은 사람으로서 말 할 수 있는데 주식은 바닷속에서 놀고 있는 고래, 상어의 놀이터입니다. 멸치 수십만 마리가 고래, 상어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욕심을 버려야 행복합니다. 나무가 꽃이 아름답다고 계속 꽃을 갖고 있으면 열매를 맺을 수는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면 행복해집니다.”

▲ 김민영 왕호떡 회장. ⓒ제주의소리
김 회장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던 것은 그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노력’이었다. 그는 강연도중 수강자에게 “취미가 무엇인지 물어봐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답은 “노력”이란다. 그는 “제가 아이큐가 75밖에 안되고 농고 출신입니다. 호떡 장수하면서 아이큐 나쁜 건 나쁘지 않습니다. 더 노력합니다. 그래서 취미가 노력이 돼 버렸습니다. 잠 조금 자고 남들이 책 1권 볼 때 나는 10권 봅니다.”라고 말한다.

젊은 아이엄마가 아이를 등에 업고 와서 호떡을 살 때 아이가 등 뒤에서 엄마 머리카락을 잡아 당기며 ‘나도 달라’는 시늉을 하는 모습에 행복을 느낀다는 김 회장은 “어차피 겪어야 할 것이라면 재미있고 즐겁게 즐기라”고 당부한다.

“과거는 역사일 뿐이고 돈으로는 부도난 수표다. 현재가 현금이고 순금이다. 금 중에 제일 좋은 게 지금이라 한다. 이 안에서는 이 시간이 최고 행복한 시간이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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